[사설] 산업 구조조정 불가피, 면밀한 대비책 서둘러야

입력 2020-04-0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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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실물·금융의 복합위기가 몰려오면서 산업 구조조정이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쟁력 있는 우량기업의 일시적 어려움은 즉각적인 지원으로 앞으로를 대비토록 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에까지 혈세를 낭비하다가는 국민 부담만 더 키울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쌍용자동차가 당장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쌍용차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신규 투자의 포기를 선언하면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비상이 걸렸다. 산은이 보유한 쌍용차 채권은 1900억 원가량이고, 7월 대출금 900억 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쌍용차의 전체 차입금 규모는 4100억 원이다. 마힌드라가 앞으로 3개월간 4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지만, 결국 한국에서 손을 떼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마힌드라는 총 4억2300만 달러(약 5228억 원)를 쌍용차에 투입해 2022년 회사를 흑자전환시키겠다고 밝혔었다. 약속한 직접 투자액이 2300억 원이다. 그러나 마힌드라가 이 자금의 수혈을 거부하면서, 쌍용차는 산은의 추가 지원 없이는 생존이 힘든 상태가 됐다. 쌍용차의 실적은 2016년 4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적자다. 기업의 존속 가능성이 의문이다. 산은이 계속 지원한다면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공산이 크다.

쌍용차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등 외자계 기업이 우선 문제다. 내수시장 정체에, 경직된 노사관계에 따른 고비용·저생산 구조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 글로벌 수요 감소가 가동률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자동차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의 위기도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진다. 산은에 긴급자금을 요청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산은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심각한 손실을 입고 경영난에 빠진 두산중공업, 공급 과잉에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저비용항공사(LCC) 등에도 이미 1조 원 규모의 자금 투입을 예고했다. 대주주의 고통분담과 자구노력을 전제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수많은 기업이 피해를 입고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 멀쩡한 기업의 흑자부도는 막아야 한다. 신속한 금융지원이 필수적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원칙 또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정치적인 논리로 이미 경쟁력을 잃고 회생이 어려운 기업들에까지 무리하게 자금을 쏟아부어 연명시키는 것은 안 된다. 개별 기업의 사업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산업 재편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큰 그림과 산은 등 국책금융기관의 대비책이 마련되고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 대량실업 등 많은 부작용이 있겠지만 지금이 구조개혁의 기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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