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냄새ㆍ소음ㆍ더위…전철 1호선, "복불복 전동차에 몸을 맡긴다"

입력 2020-09-20 15:00 수정 2020-09-2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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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164만 명, 수도권 전철 1호선 이용…46년 전 개통해 노후화 심각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낡은 1호선 전철 특유의 냄새가 있어요. 사람이 없을 때도 쾌쾌한 공기가 가득하죠. 에어컨을 틀어도 소리만 요란하고 시원해지지 않는 일도 있고요. 이런 전동차를 타면 ‘잘못 걸렸다.’ 싶죠.”

1호선을 이용해 경기도 부천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한가람(32) 씨의 말이다. 한 씨는 "차체가 녹슬거나, 소음과 진동이 심한 전동차를 타는 날에는 사고가 나진 않을까 걱정도 된다"며 "전동차에 설치된 공공형 와이파이는 만족스럽게 사용한 적이 없다. 유독 1호선만 타면 스마트폰과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년ㆍ164만 명ㆍ1시간ㆍ163%’

한 씨가 느끼는 불편함과 불안감은 이 숫자로 대변된다. ‘수도권 전철 1호선’에 얽힌 통계다.

1974년 8월 15일 운행을 시작한 수도권 전철 1호선은 올해로 개통 46주년을 맞았다. 세월만큼 전동차도 나이를 먹었다. 1호선 전동차 10대 중 4대는 운행한 지 20년을 넘긴 정밀안전점검 대상이다. 지속적인 점검을 받는다 해도 낡은 전동차의 사고와 고장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동차 노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20일 철도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호선 전철을 이용한 승객은 하루 평균 ‘164만 명’에 달했다. 이들 중에서는 20~30㎞를 이동하는 승객이 가장 많았다. 약 ‘1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163%'는 지난해 기록된 1호선의 최대 혼잡도다. 혼잡도는 적절한 수용 인원 대비 승차 인원인데, 100% 이상은 정원보다 많은 승객을 태웠다는 뜻이다.

결국, 164만 명의 시민이 하루 평균 1시간을 20년이 넘은 1호선 전동차에서 힘겹게 보낸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시민들은 1호선 전동차에 대한 불편한 경험을 쉽게 떠올렸다.

김민성(26) 씨는 1호선을 타고 서울에서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성균관대역까지 1년 동안 통학했다. 지금은 학교 주변에 자취방을 얻었다. 김 씨의 자취 결심에는 1호선 통학 길이 한몫했다.

그는 "낡은 전동차 안에서 사람에 치이다 보면 학교에 도착하기 전에 진이 빠져버렸다"며 "통학 길이 정말 괴로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1호선 전동차는 내부 전광판이 고장 나거나, 가독성이 나쁜 경우가 많다. 역정보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아 목적지가 아닌 역에 잘못 내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1호선을 대체할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동두천시에 살며 지행역을 자주 이용하는 김지혜(32) 씨는 "1시간 만에 서울에 갈 수 있는 수단이 1호선 외에는 딱히 없다"며 "없어선 안 될 존재이지만, 왕복 2시간을 머물러야 하는 전동차의 시설이 조금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1974년 8월 1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식의 모습  (사진제공=서울시)
▲1974년 8월 1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식의 모습 (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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