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한진칼 ‘경영권 분쟁 해소’ 사전작업 병행

입력 2020-11-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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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에 윤리경영위 설치 합의…KCGI “주주만 희생 강요” 반발

▲16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들이 서있다.  연합뉴스
▲16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들이 서있다. 연합뉴스
산업은행이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안을 발표했다. 산은은 두 항공사의 통합을 진행하면서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칼’에 총 8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중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산은이 5000억 원의 주식을 사들이면 산은은 한진칼 지분 약 10%를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진칼의 경우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41.14%)과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46.71%) 간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 있다는 점이다. 이번 지원으로 산은이 한진칼의 새 주주로 올라서게 되면서 분쟁에 직·간접적으로 휘말리게 됐다. 그런데도 산은이 한진칼을 통한 투자를 계획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산은은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이 두 항공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는 단순히 경영 효율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한진칼을 통한 지원은 대한항공에 직접 지원하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대규모로 자금조달이 가능해진다. 한진칼이 대한항공에 대한 유상증자를 거부하지 못하게 되는 점도 고려됐다. 만약 한진칼이 향후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지주사 요건(20%)에 미달돼 지분율이 하락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할 경우엔 더 하락하게 된다. 산은으로서는 한진칼을 쥠으로써 대한항공의 자금 지원도 일정 부분 통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산은은 지분을 확보하면서 ‘계열주 및 경영진’의 책임 경영 의지를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단순 대출이 아니라 ‘투자’로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산은은 앞서 경영권 분쟁의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사전 작업도 진행했다. 우선 한진칼 및 주요 경영진과 계열 주주 간의 윤리경영 등을 감독하기 위해 사내에 독립기구인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상당한 수준의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그룹 일가는 윤리위 권고 조치에 적극 협조하기로 확약했고,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 일가에는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등이 해당된다. 다만 3자 연합으로부터의 반발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날 산은이 통합계획을 발표한 직후 한진칼의 3자 연합 측인 KCGI는 “조원태 회장의 단 1원의 사재출연도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해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및 아시아나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조 회장의 시도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일반주주 및 임직원들의 이해관계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3자 연합의 가처분 신청 및 법적 대응에 대해 “양대 국적 항공사 통합이 국내 항공산업의 구조재편 및 경쟁력 강화라는 본건 거래의 취지와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대한 항공산업 및 관련 종사자가 처한 절박한 상황을 감안할 때 통합 작업을 절차대로 진행하는 데 큰 장애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경쟁 및 국민편익, 안정 측면에서도 주요성을 고려해 볼 때 3자 연합에서도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통합작업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주요 주주인 3자 연합과도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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