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에 목마른 세계, 석탄업계 ‘新르네상스’

입력 2022-07-0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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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의해 천연가스 끊긴 유럽 석탄 수입 늘려
미국, 중국, 인도 모두 석탄 생산량 증가
6월 호주 뉴캐슬항 석탄 현물가 톤당 400달러 돌파
‘新르네상스’,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

▲연도별 전 세계 석탄 소비량 추이.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연도별 전 세계 석탄 소비량 추이.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원유 공급에 목마른 세계가 석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에서 유럽, 중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대 경제국들이 전력 확보를 위해 단기 석탄 구매를 늘리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러시아가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유럽이 대표적이다. 유럽은 집과 공장 등에 전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석탄 수입을 늘리고 있다. 2030년까지 석탄 사용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독일도 석탄 수입량이 증가했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석탄 의존도가 커지는 것은 씁쓸하지만 지금으로선 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례적인 폭염까지 겹쳐 전력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은 올 여름 정전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석탄 발전량을 늘리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도 지난해 전력 부족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석탄을 증산하고 전력 발전에 늘어난 석탄을 쏟아붓고 있다. 인도 역시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석탄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데, 4월 석탄 발전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석탄 가격도 신기록을 달성했다. 호주 뉴캐슬항의 석탄 현물 가격은 지난달 처음으로 톤당 400달러(51만9880원)를 돌파했다.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새로운 광산 개발과 투자가 줄고 있던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인도 동부 나갈랜드주의 석탄 광산. AP뉴시스
▲인도 동부 나갈랜드주의 석탄 광산. AP뉴시스

석탄업계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글렌코어는 “올해 상반기 무역 이익으로 32억 달러를 예상한다”고 밝혔는데, 글렌코어의 지난해 전체 무역 이익이 37억 달러였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도 “석탄 가격 급등으로 글렌코어가 주주 이익을 보장하는 대표 기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중국과 인도가 석탄 생산을 확대함에 따라 지난해 세계 투자 상승의 10%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올해도 에너지 부족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석탄 생산량을 늘릴 경우 마찬가지로 세계 투자의 10%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석탄 수요가 당분간 계속 오를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IEA는 “석탄 수요가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다만 석탄업계의 신(新)르네상스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석탄 사용을 줄여온 만큼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에너지 시장 전문 로펌 빈슨앤엘킨슨의 알렉스 므시맹 파트너도 “현재로서는 석탄이 많은 게 러시아에 기대는 것보다 낫다“며 현 상황에서 필요한 대책임을 강조했다.

석탄산업 부문 컨설턴트와 변호사들에 따르면 많은 나라가 단기적으로 석탄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지만 광산업체와 기간을 더 연장할 새로운 계약을 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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