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최전선④] “폐열발전·ESS로 연간 125억 절감”…친환경 박차 나선 한일시멘트

입력 2022-07-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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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폐열발전 통해 年 16만 MWh 전기 생산
ESS 설비로 야간엔 전기 충전 주간엔 사용
순환자원 밀폐관으로 이동…분진 없어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사업 추가 검토

“Eco발전설비는 연간 약 16만 MWh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며 단양공장 전기 사용량 중 30%에 해당하는 전력량입니다, 이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전력비는 연간 약 100억 원에 이릅니다”

시멘트 제조공정은 크게 채광, 원료생산, 소성, 출하 순으로 진행된다. 소성 과정에서는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만들기 위해 원재료 석회석을 1500도 이상의 고열로 가열한다. 소성로 내부를 높은 온도로 올려야 하므로 유연탄이 사용된다. 이러한 과정은 에너지 소모가 많아 다량의 탄소와 폐열(쓰고 난 열)이 만들어낸다. 결국, 시멘트 산업이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6.1%를 차지하는 원인이 된다. 이런 산업의 문제점을 포착하고 업계 최초 폐열발전 등 친환경 설비를 도입한 기업이 있다. 환경과 품질을 최우선 경영목표로 삼은 한일시멘트다.

▲18일 충청북도 단양군에 위치한 한일시멘트 공장 내 소성로 전경.
 (심민규 기자 wildboar@)
▲18일 충청북도 단양군에 위치한 한일시멘트 공장 내 소성로 전경. (심민규 기자 wildboar@)

18일 찾은 충청북도 단양의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에선 건물에 설치된 ‘Change and Innovation with ESG 2030’ 슬로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슬로건을 통해 한일시멘트가 ESG 경영을 구현하기 위해 중장기로드맵을 마련한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단양공장은 뜨거운 소성로의 열기와 여름 햇살에도 눈에 띄는 분진 및 먼지 없이 맑은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다. 시멘트를 실어나르는 벌크트레일러트럭(BCT)이 이동하는 도로 곳곳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조금의 먼지도 흩날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처럼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 쓰는 한일시멘트가 주력으로 내세운 것은 △폐열발전 △ESS △순환자원이다. 이 3축을 기반으로 한일시멘트는 시멘트 업계의 선도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성장해 나간다고 밝혔다.

▲18일 충청북도 단양군 한일시멘트 공장서 황찬수 생산관리팀 과장이 폐열발전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18일 충청북도 단양군 한일시멘트 공장서 황찬수 생산관리팀 과장이 폐열발전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한일시멘트가 업계 최초 선보인 것은 폐열발전이다. 시멘트 생산 시설에서 폐열로 인해 증기가 생기는데, 그 열로 전기를 일으키는 방식을 폐열발전이라고 부른다. 기존의 발전 시설에서 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던 중저온 폐열로 전기를 만드는 형태다. 한일시멘트는 폐열발전설비를 ‘Eco발전’으로 명명해 고열이 사용되는 시멘트 산업의 특성을 역이용했다.

공장 안내에 나선 황찬수 한일시멘트 생산관리팀 과장은 “시멘트 소성로에서 열기가 그냥 빠져나가는 것이 아닌 열기를 가두고 보일러로 연결했다”며 “고온의 폐열로 보일러를 돌린 후 고온·고압의 증기를 생산하고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충청북도 단양군에 위치한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의 ESS 발전설비.
 (심민규 기자 wildboar@)
▲18일 충청북도 단양군에 위치한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의 ESS 발전설비. (심민규 기자 wildboar@)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를 갖춘 것도 친환경 공장으로 도약하는 한일시멘트의 특징이다. 2018년 준공한 ESS 설비는 전력 단가가 낮은 야간에 전기를 미리 충전했다가 전력 단가가 높은 주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다. 공장 뒤편 언덕에 있는 한일시멘트의 ESS 설비시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시설에 들어가니 ESS 설비들이 빼곡하게 차 있었다. 회사 측은 ESS 설비로 48MWh급으로 연간 약 25억 원의 전력비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18일 충청북도 단양군에 위치한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내 순환자원 저장고. (심민규 기자 wildboar@)
▲18일 충청북도 단양군에 위치한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내 순환자원 저장고. (심민규 기자 wildboar@)

이날 공장에선 순환자원 저장시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시설은 폐플라스틱 등이 저장된 창고였다. 가격변동성과 탄소배출이 큰 유연탄 대신 폐플라스틱을 대체 연료로 활용하기 위해 쌓아둔 것이다. 황 과장은 “이 시설을 통해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이 바로 소성로로 운반된다”며 “운반 시 분진을 막기 위해 밀폐된 관을 통해 자동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처럼 폐플라스틱이 소성로로 운반되는 과정은 밀폐된 관을 통해 자동화로 운행되고 있었다. 폐기물로 인한 공장 내 분진을 막고 맑은 공장환경을 유지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일시멘트는 유연탄 대체연료인 순환자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2050 NET ZERO’을 목표로 2025년까지 친환경 설비에 271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합성수지 등 순환자원 연료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설비 전반에 대한 개보수를 올해부터 단계별로 진행할 계획이다.

▲18일 충청북도 단양군에 위치한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내 순환자원 운반 시설이 밀폐된 관으로 만들어져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18일 충청북도 단양군에 위치한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내 순환자원 운반 시설이 밀폐된 관으로 만들어져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3축 체계 외에도 한일시멘트는 외부 사업과 혁신 기술 도입 방안도 세우고 있다. 시멘트 제조 특성상, 공장설비 개조를 통한 탄소 감축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 대해 검토 중이며, 필요하다면 친환경 경영 확대를 위한 환경 관련 외부 신규사업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과 수소에너지 사용 등 혁신적인 탄소 배출 저감 기술 도입으로 장기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완성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최근 시멘트 업계가 ESG 경영 확대를 통해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데 한일시멘트가 그중 중심이 되려고 노력 중”이라묘 “업계 선도기업으로서 그동안 이어온 투명경영, 나눔경영을 기반으로 국가의 친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100년 기업 비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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