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메이저’에서 ‘낙수科’로

입력 2023-11-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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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띠링’ 알림 소리와 함께 일찍부터 개원하여 병원을 운영하는 A가 메신저로 자신의 힘듦을 토로했다. “최근에 일하기 시작한 간호조무사가 그만둔대.” 이야기인즉슨 환자가 많아 아들과 바깥에서 대기하던 아빠가 자기 차례가 지나가자 왜 자신을 찾으러 오지 않았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처음 소아청소년과에서 일하기 시작한 50대 간호조무사는 자신보다 어린 이 아빠에게 당한 수모를 참을 수 없어 그만둔다고 사표를 내버렸다.

“사람 구하기도 힘든데 큰일이야.” B가 기사 링크를 보냈다. 독감 치료제를 맞고 치료제의 부작용인 환각으로 아이는 아파트에서 떨어져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이를 설명하지 않은 의사는 5억 원의 배상금을 판결받았다. 하지만 아직 독감 자체로 인한 증상인지 독감치료제의 부작용인지 ‘의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일임에도 ‘법적으로’ 의사의 잘못이 되었다.

“독감 치료를 하지 말든가 할 때마다 위험성을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아야 되려나.”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는 전문과목 중에도 메이저(major) 과목이라고 불린다. 피부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등 다른 마이너(minor) 전문과목들도 꼭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사람의 생명과 직접 연관이 되어있기에 메이저다.

다른 말로는 ‘바이탈(vital)과’, ‘필수과’라고도 부르지만 이제는 이런 거창한 이름이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 더 이상 지원자가 없어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는 4년제에서 3년제로 바꿔도 보고 지원하는 전공의에게는 매달 지원금도 준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 접근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에서는 의대 정원을 늘려 ‘낙수효과’로 필수과를 늘려보겠다고 했다. 이제 의사들은 ‘메이저과’를 ‘낙수과’라 부르며 자조한다. 나는 하루아침에 ‘낙수과’의사가 되었다.

유새빛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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