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넘어 공공까지 번지는 공사비 갈등…"공공공사 파행 아직 더 남았다"

입력 2024-03-0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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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공동캠퍼스 조감도 (사진제공=대보건설)
▲세종시 공동캠퍼스 조감도 (사진제공=대보건설)

대보건설이 세종 공동캠퍼스 공사를 중단한 가운데, 민간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공사비 갈등이 공공공사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공기업 등을 상대로 눌러왔던 불만이 공사비 급등, 자금조달 경색 상황에서 줄지어 터져 나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보건설은 세종시 집현동 행복도시 4-2생활권 공동캠퍼스 18공구에 대한 공사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이유로 이달 5일 공사중단을 선언했다.

LH는 세종 공동캠퍼스 건물 일부를 조기 준공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대보건설은 조기 준공을 위해 작업시간을 늘리는 등 추가 공사비가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건설 공사비 상승분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H는 공사비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은 받아들였으나, 대보건설이 요청한 공사비에는 못 미치는 금액을 반영했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공사비가 약 750억 원인 이 현장에서 300억 원 이상의 손해가 예상된다"며 "발주 당시 설계가 대비 추정 공사비가 너무 낮게 책정됐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잡음이 노출되지 않았던 공공공사 현장에서도 이제 공사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비 문제로 인한 공공공사 중단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며 "발주처인 공기업을 상대로는 공사비 인상이 쉽지 않더라도 갈등 자체가 부담이 됐기에 인내해 왔지만, 이제는 시공사가 감내할 수 있는 허용 범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공사의 수익성은 애당초 낮은데다 공사원가는 단기간에 급상승하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최근 들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공공공사 수익성은 공사 규모의 10% 이하인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공공공사 가운데 적자가 나는 사업도 여럿 있다"며 "최저가로 입찰이 진행되기 떄문에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KT와 대형 건설사들도 공사비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KT광화문 사옥 리모델링 공사를 두고, 쌍용건설은 KT판교 신사옥 공사로 수백억 원의 공사비 인상분 지급을 둘러싸고 지난해부터 갈등을 겪고 있다. 롯데건설과 한신공영 등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쌍용건설과 한신공영은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공공공사 중단 조짐은 사업 유찰이 증가하고 있는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발주된 기술형 입찰 사업은 총 137건으로 이 중 57.7%(79건)이 유찰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입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치주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공공사 발주 전 공사비가 과소 측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낙찰자를 결정할 때 설계평가점수의 비중을 증가시키고, 가격점수는 축소하는 방식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설계요소가 누락되지 않도록 면밀한 사전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공공사 공사비용을 두고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대한건설협회도 현안 해결에 나설 전망이다. 한승구 건설협회장은 올해 공공공사 공사비 정상화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공공공사에서 특정 수준의 공사비는 지급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만나 공감대를 형성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현안 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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