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가 독?…고환율에 희비 갈린 배터리

입력 2024-04-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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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부채 늘어난 LG엔솔·SK온, 환율 상승 시 손실
삼성SDI, 환율 5% 오르면 세전이익 12억 원 발생 추산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사진제공=SK온)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사진제공=SK온)

최근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에 육박하면서 외화 부채가 많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울상 짓고 있다.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배터리 판매가 저조한 가운데, 해외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환 관련 손실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기준 환율이 10% 오르면 257억 원의 세전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배터리 기업들은 환율 상승이 호재였다. 외화 부채보다 외화 자산 규모가 더 크고, 수출 또는 해외 판매 비중이 커 환차익을 볼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상반기 사업보고서서 환율이 10% 오르면 294억 원의 세전이익을 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가 둔화함에 따라 배터리 판매가 감소하고, 해외 투자 규모가 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신·증설 투자에 10조9000억 원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외화대출(유동성·비유동성)은 1조 원 가까이 늘었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외화 장기차입금은 전년 9077억 원에서 9271억 원으로, 비유동성 외화 장기차입금은 3조6973억 원에서 4조5122억 원으로 증가했다.

해외 투자를 빠르게 늘려온 SK온도 환율이 5% 오르면 221억 원의 법인세차감전순손실이 예상됐다. 지난해 SK온의 설비투자액은 6조7869억 원에 달한다. 외화 부채 규모도 덩달아 뛰었다. 작년 외화 부채 규모는 3조4726억 원으로, 재작년(2조3111억 원)보다 1조1615억 원 증가했다.

경쟁사 대비 해외 투자에 신중한 행보를 보여온 삼성SDI는 달러 환율이 5% 상승하면 12억 원의 세후이익이 기대된다. 전년 대비 외화 부채를 큰 규모로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SDI의 달러 표시 부채는 2022년 5조795억 원에서 지난해 말 4조4312억 원으로, 유로 부채는 2235억 원에서 648억 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다만 올해 들어 삼성SDI를 비롯해 배터리 3사 모두 계획대로 해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고환율이 지속될수록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SDI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4조3000억 원)보다 대폭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투자 규모가 6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역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난 규모의 시설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2분기 들어 환율이 급격히 오른 점도 변수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인 가운데,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까지 불거지면서다. 지난해 말 128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분기 평균 1328.45원에서 전날 1382.20원까지 올랐다. 지난 15일에는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배터리 기업들은 파생 상품 매매 등의 방법을 활용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성을 관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환 위험 관리를 위한 별도의 전담 부서를 운용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은행들과 통화선도계약,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하는 등 여러 헤지(위험회피) 방법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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