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에세이] 물가 관리, 이제는 멀리 봐야

입력 2024-05-05 09: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자료=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국가통계포털(KOSIS))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개월 만에 2%대로 내렸다. 정부는 “기상여건 개선 등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개인서비스 가격도 안정된 흐름을 지속한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상황을 ‘물가 안정’으로 판단하긴 어렵다. 절대적인 물가 수준이 높아서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품목 성질별 물가지수(2020년=100)는 올해 1분기 농·축·수산물 125.08, 공업제품 113.26, 전기·가스·수도 136.10, 집세 103.77, 공공서비스 104.73, 개인서비스 115.40이다.

생산량에 민감한 농·축·수산물 가격은 향후 기상여건 변화에 따라 가격이 안정될 수 있으나,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는 한 번 오르면 내리지 않는 관성이 강하다. 그나마 공업제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인 2020년 소폭 하락했으나, 개인서비스는 외환위기 이후 내린 적이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유행기에도 계속 오르기만 했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오름폭이 다소 축소됐다는 건 큰 의미가 없다.

단기적으로 상승률이 둔화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고물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고, 수요 감소로 초과공급이 발생하면 가격이 내리는 건 경제학의 기본이다. 그런데, 정부는 물가가 급등해 수요가 줄어야 할 시점에 할당관세와 할인 지원 등으로 구매가격을 낮춰 수요를 유지해왔다.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유지된다면, 공급자는 굳이 가격을 내려야 할 이유가 없다. 대표적인 게 대파를 포함한 농·축·수산물이다. 야권이 요구하는 민생회복지원금도 물가 관리 측면에선 수요를 늘리는 ‘독’이다.

특히 고물가를 유발하는 다단계 유통구조가 여전하다. 정부는 이달 초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으나, 다단계 유통구조는 농·수산물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과도한 유통 이윤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통행료’만 받아 챙기는 불필요한 유통단계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가 물가 관리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중요한 건 방법이다. 서민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추진한 정책이 자칫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성심당 대전역점’이 없어진다고?…빵 사던 환승객들 ‘절망’ [해시태그]
  • 경찰, 김호중 방문한 고급 유흥주점 새벽 압수수색
  • 다꾸? 이젠 백꾸·신꾸까지…유행 넘어선 '꾸밈의 미학' [솔드아웃]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부동산PF 구조조정 시계 빨라진다…신평사 3사 "정부 대책 정상화 기여"
  • "전쟁 터진 수준" 1도 오를 때마다 GDP 12% 증발
  • 유니클로 가방은 어떻게 ‘밀레니얼 버킨백’으로 급부상했나
  • AI 챗봇과 연애한다...“가끔 인공지능이란 사실도 잊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5.1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872,000
    • +0.73%
    • 이더리움
    • 4,316,000
    • +1.22%
    • 비트코인 캐시
    • 662,000
    • +2.8%
    • 리플
    • 724
    • +0%
    • 솔라나
    • 240,300
    • +3.44%
    • 에이다
    • 666
    • +0.3%
    • 이오스
    • 1,126
    • -0.71%
    • 트론
    • 171
    • -0.58%
    • 스텔라루멘
    • 0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950
    • +3.49%
    • 체인링크
    • 22,780
    • +3.03%
    • 샌드박스
    • 618
    • +0.4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