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경제계 긴장…“통상·에너지·첨단산업에 큰 변화 예상”

입력 2024-11-07 12:00 수정 2024-11-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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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트럼프 당선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대미 무역 흑자국에 대한 통상 압박 심화 전망
첨단산업 인센티브 조정 가능성으로 불확실성 심화
“정부 실리적 외교ㆍ민간 아웃리치 병행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로이터)

경제계는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 수출·통상과 에너지, 첨단산업, 금융시장 등 한국 경제 전방위에 걸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경제·산업 전문가 15명의 의견을 종합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대한상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촉발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편적 관세 도입, 화석연료 부활, 첨단산업 불확실성 증가, 통화정책 개입, 북-미 정상 간 개인 외교 등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대미 무역 흑자국에 대한 통상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와 상대국과 동일한 수입 관세율을 부과하는 ‘상호무역법’ 도입을 통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려고 할 것”이라며 “동맹, 비동맹 구분 없이 대미 무역 흑자국에 대한 압박 및 무역장벽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특히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작년 444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만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기존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 시도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 차원에서 미국산 에너지, 농산물 수입을 늘려 2025년 이후 대미무역수지 흑자 폭의 증가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내 화석연료의 시추 허용 등 화석연료 공급 확대에 따라 에너지 가격은 낮아지겠으나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업계의 불확실성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김윤경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 이후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 완화, 화석연료 프로젝트 관련 연방정부의 허가 신속화 등을 통해 미국의 석유·가스 생산과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가능해지고 한국의 에너지 수입 비용 또한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윤희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면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청정에너지 투자세액공제(ITC)와 생산세액공제(PTC) 등 핵심 프로그램에서의 세액공제 대상이나 공제 규모가 조정될 수 있어 국내 태양광·풍력·배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했다.

▲(제공=대한상공회의소)
▲(제공=대한상공회의소)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첨단산업 지원책 축소와 자국 우선주의 강화로 인해 국내 첨단산업의 불확실성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미국 반도체 패권을 위한 공화당의 대외정책은 동맹국 클러스터 중심이 아닌 자국 중심”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압박과 자국 투자 확대를 위해 반도체법 상 가드레일 조항 및 보조금 수령을 위한 동맹국 투자 요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권 교수는 “특히 한국, 대만, 일본, 유럽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서는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아닌 투자를 하지 않으면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정책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내연기관차 대비 자동차 부품이 30%가량 적은 전기차 보급으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가 줄고 있어 전기차 전환 정책을 후퇴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하이브리드차 등 다양한 차종의 개발과 더불어 미국 정책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에 따라 환율은 단기적으로 강달러 추세를 보이겠으나 차츰 약달러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약달러 기조를 통해 자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무역적자 해소를 원하는 만큼 연주에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계속 넣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트럼프 행정부를 이미 경험해 본 정부의 실리적 외교·협상 노력과 더불어 민간 차원의 아웃리치 활동이 병행된다면 한·미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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