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코너 몰린 한국,미국·일본 돈풀기공세… 원화가치 가파른 상승

입력 2012-12-1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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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하면서 새로 출범할 아베 신조 정부가 엔저 시대를 예고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사실상 4차 양적완화(QE3)와 겹쳐 한국과 일본·미국 간 환율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오는 26일 차기 총리에 취임할 아베 자민당 총재는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되찾겠다는 각오로 경기부양과 자국 수출기업 보호를 위해 무제한으로 돈을 풀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문제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전쟁에서 한국 원화가 과도하게 절상하고 있는 점이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은 원화절상 속도가 가팔라 세계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더 힘들어져 비상이 걸렸다.

16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총선에서 3년3개월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한 자민당의 아베 총재는 미국과의 환율 전쟁에서 ‘무제한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정책’ 카드를 꺼내겠다고 발표해 최근 엔저 추세를 이끌고 있다. 아베 정권은 미국과 유럽의 공격적인 돈 풀기로 엔고 현상을 유도해 일본 수출기업에 큰 타격을 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난 13일 매달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기로 하는 내용의 추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해 엔고를 부채질 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일본 중앙은행(BOJ)을 통해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 내겠다고 맞서 최근 엔화약세를 주도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엔화약세와 원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은 미국과 일본의 통화전쟁으로 원화강세 속도가 너무 가팔라 최대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원화 가치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수출기업은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비용과 원가절감으로 타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원화강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역부족이다. 실제 국내 외환시장은 아베 신정부 출범의 영향으로 17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0.6원 내린 1074.0원으로 출발했다.

내년 환율전망도 원화강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직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수출의존도가 높아 외부 충격에 취약하므로 환율의 급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환율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며 “선물환 포지션 한도 규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현재의 외환건전성 3종 세트를 강화함으로써 환율 하락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도 재정건전성에만 치우치는 경제정책에 몰입하기 보다는 미국과 일본처럼 돈을 풀어 세계 통화전쟁에 맞설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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