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어디가', 박수칠 때 떠났어야 했나 [유혜은의 롤러코스터]

입력 2014-03-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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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MBC ‘일밤-아빠!어디가?’(이하 아빠어디가)는 명실상부 지난해 최고의 흥행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아빠와 아이의 여행이란 참신한 콘셉트로 출발한 ‘아빠어디가’는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일밤’을 동시간대 최강자로 우뚝 세운 것은 물론 방송가에 ‘육아 예능’ 붐을 가져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KBS) ‘오마이 베이비’(SBS) 등은 ‘아빠어디가’의 성공이 없었다면 등장하지 못했을 프로그램들이다.

그러나 야심차게 출발한 ‘아빠어디가’ 시즌2는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때 17%대까지 상승했던 시청률은 한자릿수로 떨어졌고, 급기야 동시간대 일요 예능 프로그램 중 시청률 꼴찌란 굴욕을 맛보고 있다.

‘아빠어디가’ 시즌2의 시청률 부진은 새로운 출연진을 꾸릴 때 발생한 논란이 큰 몫을 차지했다. 가수 김진표의 ‘아빠어디가’ 합류는 시청자들의 격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김진표란 인물의 과거 행적에 대한 호오를 넘어 그의 출연이 ‘아빠어디가’의 진정성을 망칠 것이란 우려가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의견은 ‘아빠어디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분노한 시청자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꺼내들었다. ‘아빠어디가’를 더 이상 보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동시간대 방송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탄력을 받자 ‘육아 예능’ 팬층은 대거 이탈했다.

(MBC)

문제는 이렇게 논란의 불씨를 키운 김진표의 출연이 ‘아빠어디가’란 프로그램에 재미도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딸 규원은 겨우 5살로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린 나이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적합한 캐릭터를 찾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미션 수행에서도 매번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빠와 아이들의 상호작용, 그리고 아이들끼리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과 에피소드를 보여줘야 할 ‘아빠어디가’에서 김진표-규원 부녀의 설 자리는 없다.

더구나 ‘아빠어디가’ 시즌2는 시즌1의 명성에 기댈 생각만 하고 있다. 시즌2가 가장 큰 변화로 내세운 ‘낮아진 아이들의 평균 연령’은 오히려 ‘아빠어디가’에 독이 됐다. 최연장자이자 유일한 시즌1 멤버인 윤후는 어린 동생들을 뒷받침하느라 바쁘다. 9살 아이 앞에 놓인 너무 커다란 짐에 생기발랄한 매력은 점점 빛을 잃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작진은 시즌1에서 톡톡히 재미를 봤던 ‘형제 특집’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형제 특집’에 시즌1의 아이들이 출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청률 하락세 속에서 제작진의 속셈이 빤히 보이는 기획이다.

시청자들이 원했던 것은 어른들의 욕심이 아닌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모습이었다. ‘아빠어디가’는 프로그램의 변질을 안타까워하는 시청자와의 소통을 거부했다. 그 결과는 모두가 걱정했던 모습으로 나타났다. 차라리 ‘아빠어디가’는 ‘박수칠 때 떠나라’는 옛말을 따르는 것이 더 좋을 뻔 했다. 끝나 버린다는 아쉬움은 줄망정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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