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하인리히 법칙' 비켜가지 않았다...참사 시발점은 조타기 고장 방치

입력 2014-04-2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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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하인리히 법칙

▲세월호 사고해역이 21일부터 유속이 느린 소조기에 접어드는 가운데 구난전문가 이종인 씨의 다이빙벨(사진 오른쪽 아래)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JTBC 방송화면,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 트위터)

세월호 침몰 사고를 둘러싸고 인재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하인리히 법칙'이 언급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앞서 나온 여러 징후를 무시하다 발생한 '하인리히 법칙'의 전형적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하인리히 법칙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법칙이다. 1931년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펴낸 '산업재해 예방 : 과학적 접근 Industrial Accident Prevention : A Scientific Approach'이라는 책에서 소개됐다.

미국의 트래블러스 보험사라는 기업의 엔지니어링 및 손실통제 부서에 근무하며 수많은 사고 통계를 접했던 하인리히는 산업재해가 발생해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통계적 법칙을 발견했다. 하인리히 법칙이 '1:29:300법칙'이라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22일 오전까지 100명의 사망자를 낸 세월호 침몰 사고는 하인리히 법칙의 전형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6일 침몰 이전에 이미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있었던 것.

검찰 조사에서 청해진해운은 사고 2주 전에 조타기 전원 접속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밝혀졌다.

선사가 작성한 수리신청서에는 "운항중 'No Voltage(전압)' 알람이 계속 들어와 본선에서 차상 전원 복구 및 전원 리셋시키며 사용 중이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치 못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후 조타기 결함 부분에 대해 수리가 완료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타기는 자동차로 치면 핸들 같은 역할을 한다. 세월호 조타수 조모 씨는 "조타기를 돌렸는데 조타기가 평소보다 많이 돌아갔다"며 조타기 결함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일본에서 중고 여객선을 사들여 승선 인원을 늘리기 위해 선실을 무리하게 확장 개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개조로 배의 중심이 높아져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지면서 급선회했을 때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 역시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결국 침몰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월호는 지난 2월 해양경찰 특별점검에서 배가 침수됐을 때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수밀(水密) 문의 작동 등이 불량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세월호 침몰의 결정타는 '16번 채널' 사용의 은폐에 있다. 세월호 전 항해사로 알려진 김모 씨는 2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측이 사고 당시 진도 아닌 제주로 연락한 이유를 폭로했다. 그에 따르면 공용 채널인 16번 채널을 쓰면 해양수산부와 해경 등에 보고 사실이 다 밝혀지고 그렇게 되면 회사가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 16번 채널을 잘 쓰지 않는다. 16번 채널을 규정상 틀어놓곤 있지만 주로 12번 채널을 쓴다. 대부분의 배들도 마찬가지.

다시 말하면 16번 채널을 쓸 경우 사고 당시 선장 등의 잘못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때문이라는 것. 세월호 선장 등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가장 먼저 탈출한 것도 모자라 위기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셈이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는 결국 사소한 것들을 방치하다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번진 인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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