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방송 결방만이 최선일까? [홍샛별의 별별얘기]

입력 2014-05-12 08:30 수정 2014-05-1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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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쇼! 음악중심’ 화면 캡처)

TV에서 음악이 흐르지 않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여파로 음악방송은 대부분 ‘일시정지’ 상태다. 다행히 지난주부터 얼어붙은 음악방송이 조금씩 녹고 있다. 케이블 채널 엠넷(Mnet)의 ‘엠카운트다운’이 8일 방송을 재개한 것을 시작으로, 10일에는 MBC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이 3주 간의 결방을 깨고 차분한 분위기로 방송을 시작했다.

‘쇼! 음악중심’ 방송 편성과 관련해 MBC 관계자 측은 “평소보다는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기 위해 즐겁고 밝은 분위기의 노래는 지양하기로 했다”고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그 때문일까. 출연진 면면도 여느 때와는 사뭇 달랐다. 평소 ‘쇼! 음악중심’ 무대가 아이돌 그룹 중심의 댄스 음악이 주였다면, 이번 방송은 신곡을 발표한 가수들뿐만 아니라 평소 만나기 쉽지 않았던 가수들도 초대해 다채로운 음악으로 방송을 꾸몄다.

이은미, 박완규, 자우림, 정준일, 어반자카파. 지상파 3사의 음악방송(MBC ‘쇼! 음악중심’, KBS 2TV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에서 좀처럼 쉽게 볼 수 없는 얼굴들이다. 박완규는 그룹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로 오프닝을 꾸몄고, 이은미는 ‘가슴이 뛴다’를, 자우림은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검은 의상을 입고 ‘스물 다섯 스물 하나’를 열창했다. 정준일은 ‘안아줘’를, 어반자카파는 ‘거꾸로 걷는다’를 부르며 시청자에 가슴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검은색 의상에 노란 리본을 단 채 등장한 MC 노홍철은 “최근 대한민국은 뜻하지 않은 큰 슬픔을 맞이했다. 오늘은 ‘음악중심’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도록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날 방송에 대한 네티즌과 시청자의 비난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추모 방송의 의미를 잘 살린 무대들이 이어져, 세월호 참사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위안 받을 수 있던 뜻 깊은 무대였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MBC가 음악으로 아픈 상처를 치유한다는 의도로 추모 분위기의 무대를 기획한 반면, KBS와 SBS의 음악방송은 여전히 결방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결방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해한다. 하지만 음악은 슬픔을 치유하는 기능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부분도 있다.

‘쇼! 음악중심’은 그래서 관심을 모았다. 타 지상파 방송사가 음악방송 결방을 선택했지만, MBC는 세월호 추모 방식으로 음악방송을 꾸며 시청자를 설득했다. 그리고 시청자는 평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손을 건넨 방송을 애도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10일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제작진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라며”라며 유희열의 추모 자작곡 ‘엄마의 바다’를 공개했다. 음악이 가진 치유의 기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제작진이다. 음악은 즐거움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 음악으로 보다 많은 시청자에 위로를 선사할 시점이다. 시청자는 TV를 통해, 음악을 통해 위로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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