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는 왜 '카더라'에 상처 받아야 했나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4-05-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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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규리(사진 = 뉴시스)

“연기자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그리도 가혹하면서 ‘카더라’에서 시작되어 아니면 말고 식의 기사는 이젠 당연시 여기는 세상인가 봅니다. 제가 배우인 것만 빼면 어두운 골목길에서 몰래 기다리다가 지나가는 한 여성을 집단 구타하는 행위와 무엇이 다른지...”

최근 세월호 참사를 안타까워하는 글들로 가득했던 배우 김규리의 트위터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장문의 글이 게재됐다. 속칭 ‘카더라 통신’으로 일컬어지는 사실무근의 기사에 대한 솔직한 마음이었다. 해외 봉사활동으로 말라리아약까지 복용 중이던 김규리는 몸의 상처보다 아픈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16일 오전 복수의 스포츠, 연예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규리의 열애설이 제기됐다. 상대는 올해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로 적을 옮겨 새로운 도전에 나선 오승환 선수였다. ‘돌부처’로 불리며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 중인 오승환과 여배우 김규리의 열애설은 그 자체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갑작스런 열애설에 양측 관계자는 사실 확인에 나섰지만 이미 두 사람의 열애는 기정사실화됐다.

유명인이란 이유로 개인의 사생활이 모두 공개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참 잔인하다. 더욱이 그 사생활이 진실이 아니어도 유명인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연예계 모습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찌라시’ 명목으로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대중에 전달된다. 당사자는 어느새 A군, B양으로 둔갑해 수많은 추측을 낳는다. 피해 연예인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대응하기도 마땅치 않다. “내가 아니다”고 말하는 순간 B양은 000이 되어 해당 루머의 주인공으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라는 속담은 연예계에 통용되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어느새 공신력 있는 사실이 되고 당사자는 2차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언제까지 이런 인권 침해의 상황이 계속 되어야 할까. 대중의 사랑으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기에 감수해야 할 점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이 거짓된 정보로 인한 무형의 폭력이라면 이는 엄청난 착각이다. ‘연예인은 공인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들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당사자를 유린하는 안타까운 현상이 누구의 책임도 묻지 않은 채로 자행되고 있다.

이번 열애설에 대해 오승환, 김규리 양측은 공식 부인했지만 타격은 여전하다. ‘컴퓨터 야구’로 불리며 한국선수들이 적응에 애를 먹기로 유명한 일본 프로야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오승환에게 예상치 못한 정신적 충격을 안겼으며 앞서 자신의 열애를 대중에게 솔직히 고백했던 여배우 김규리의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은 “아니면 말고...”라며 또 다른 먹잇감을 찾아 나선다.

김규리는 작금의 사태에 입장을 밝히며 “그래서 그대는 자랑스러우신가요? 그렇다면 당신께서 제 몸에 낸 상처는 기꺼이 받아드리겠습니다. 제 직업이니까요”라고 말했다. 언제든 사실무근의 정보로 인생이 좌지우지될 수 있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직업이 2014년 대한민국에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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