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 그의 음주운전이 유독 불편한 이유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4-06-02 06:55 수정 2014-06-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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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입건된 이성진(사진 = 뉴시스)

아이돌 그룹 NRG 출신 가수 이성진이 음주운전을 했다. 이성진은 5월 30일 새벽 경기 부천시 상동 먹자골목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았다. 혈중 알코올농도는 0.219%. 개인차는 있겠지만 만취 상태였다. 면허취소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처벌기준을 보면 0.2%이상은 적발시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나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이성진은 사건 당일 조사를 모두 마치고, 면허취소에 벌금형을 받았다.

최근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던 이성진이었다. 2011년 도박 및 사기혐의로 연예계를 떠난 뒤 조용히 식당을 운영하며 재기의 기회를 엿보던 이성진이었다. 그래서 그의 음주운전은 더욱 안타깝다. 술을 마시면 심신미약이라며 형량이 줄어드는 우리나라지만 적어도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잘 정립돼 있다. 특히 연예인의 음주운전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따갑다.

이성진은 도박 파문 후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배신당하면 실망감이 큰 것처럼 나를 즐겁게 봐줬던 분들이 나 때문에 실망했다”며 팬들과 가족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이성진은 심지어 “진심으로 사죄하고 진심으로 반성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소심한 성격이라 나쁜 생각을 안 했는데 지난해 극단적인 생각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날 보고 즐거워해 줄 사람이 남아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버텼다”는 이성진은 왜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았나. “사람을 한 번 배신했는데 또 배신하는 건 용납이 안 됐다”며 눈물을 흘리고 반성하던 이성진은 왜 음주운전으로 실낱 갔던 희망을 스스로 차버렸나. 과거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그리워서, 너무 힘들어서 음주운전을 했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술을 마셔 제 정신이 아니었다는 것도 염치없는 변명에 불과하다. 어떻게 보면 눈물로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던 이성진의 모습도 가식이었던 것처럼 보인다. 식당을 운영하며 연예계 복귀를 희망하던 하루하루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던 것처럼 보인다.

최근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던 리쌍 멤버 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얼마나 많은 연예인이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대중의 질타를 받았는지 이성진은 몰랐단 말인가. 음주운전을 하기 전 사람들은 “단속 없겠지”, “나 안 취했어”라고 자기합리화에 나선다. 이성진은 그 긴 자숙기간의 고통을 감내해왔지만 순간의 실수로 더 긴 자숙기간을 가져야 하게 됐다.

가수 이선희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연예인의 공백기에 대해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누구에게나 잘 될 때와 안 될 때가 있다. 그 안 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잘 되는 시간이 다시 왔을 때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고 돌아보면서 지내면 기회를 잘 받아들일 수 있는데 그 시기에 너무 망가져 있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더 이상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들의 타락과 향락에 빠지고, 범죄에 빠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문화 창조 시대, 한류가 융성된 이 시기에 연예인의 말과 행동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예인은 더 이상 ‘딴따라’가 아닌 ‘스타’이다. 이들의 몸가짐은 개인의 부, 명예를 넘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때이다. 이성진의 음주운전은 면허취소와 벌금형이란 결과를 낳았다. 어쩌면 그의 음주운전이 연예인 면허마저 취소시킨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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