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KBS 사장 해임 수순…KBS 정상화를 위한 과제는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4-06-0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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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싸움이 일단락됐다. KBS 뉴스제작 중단 18일, KBS 양대노조(KBS 언론노조, 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파업 8일 만이다. KBS 이사회는 지난 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공사사장으로서 직무 수행능력을 상실했다는 점을 이유로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가결했다. 찬성 7표, 반대 4표. KBS 이사회는 길환영 사장의 해임안을 두고 몇 차례 논쟁을 벌인 끝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길환영 사장은 2008년 정연주 사장에 이어 KBS이사회가 두번째로 해임한 사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달 9일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길환영 사장의 행태를 폭로하면서 KBS 내 그간 곯아있던 속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청와대의 KBS 뉴스와 인사개입 등 외압설을 비롯해 공정성을 잃은 편파적 보도논란이 사실로 입증되기 시작한 것이다. KBS 양대노조는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고 KBS 기자협회와 PD 등 KBS 직원 4700명 중 3900명 참여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간부들의 보직 사퇴가 이어졌고 전체 팀장 가운데 72%보직사퇴 했다. KBS 기자 91%(680명)이 모든 보직을 거부했다.

6.4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방송도 파행을 빚을 뻔했으나 홍기섭 취재주간이 “개표방송은 공영방송의 중요한 책무라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가슴에 ‘방송독립’이라고 적힌 배지를 달고 보직사퇴 전 마지막 방송을 해 파행은 면했다. 시사교양프로그램에도 제작개입을 했다는 내부고발도 이어졌다. ‘심야토론’ ‘추적60분’ 담당 CP(책임프로듀서)가 길환영 사장의 직접적인 개입을 폭로했다. 아이템과 출연자 선정 통제, 정권에 부담 없는 이슈 선정지시, 김동우 아나운서의 TV쇼 진품명품 MC 선정에 대한 배경 등을 언급하며 “공영방송의 최고 수장이 공영방송 전체를 특정 세력에 헌납하려 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공영방송의 존재의의를 정면으로 훼손한 것으로 이미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폭로에 따른 공정성과 프로그램 제작개입 논란으로 KBS가 마비되고 수습이 불투명해진 상황까지 만든 길환영 사장의 보도개입 의혹 사태는 KBS가 정치적 독립성 훼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는 결국 KBS 사장 선임방식에 따른 문제로 귀결된다. 방송법 제 50조에 따라 KBS 사장을 이사회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사회는 여당추천이사 7명, 야당 추천이사 4명으로 구성돼있다. 이는 자연스레 KBS 사장을 여권에서 결정하는 구조다. 새로운 KBS 사장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임명된다면 KBS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의문을 안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야권 추천 이사의 동의가 필요하도록 이사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사장 선임을 할 수 있는 특별다수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다.

KBS의 정치 지배구조와 제도개선의 요구는 지속돼왔다. KBS가 정상화 되기 시작했지만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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