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영의 서울 숨은그림찾기] 예술마을 공동체로 탈바꿈, 이태원 우사단길 ‘계단장’

입력 2014-06-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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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의 후미진 곳에서 아방가르드한 예술가 집단과 젊은 패기로 무장한 집단이 어우러져 새롭고 신선한 예술마을 공동체로 탈바꿈된 우사단길

당신은 이태원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트렌드한 레스토랑? 럭셔리한 편집숍들? 최근 유행 하는 클럽? 그것만 알고 있다면, 당신은 진짜 이태원의 재미를 놓치고 있는 것 일 수도 있다. 오래전부터 용산 미국부대의 영향으로 다양한 외국 문화가 결집되어 서울에서 가장 '핫'한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태원에 상대적으로 자본의 손길이 닿지 않아 아직 쓸쓸한 채로 남아있던 우사단길을 아방가르드한 예술가 집단과 젊은 패기로 무장한 집단이 어우러져 새롭고 신선한 예술마을 공동체로 탈바꿈해 사람들에게 주목 받고 있다.

우사단길은 조선 태종 때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 세운 우사단에서 유래되었으며, 이 길에는 서울에서 유일한 이슬람사원이 있다. 사원 인근에는 터번이나 히잡을 쓴 이슬람계 사람들, 아프리카계, 중국계 외국인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우사단길을 가장 '핫'하게 만든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열리는 '계단장'

그중 이 우사단길을 가장 '핫'하게 만든 것은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열리는 '계단장'이다. 이 계단장은 이곳에 자리잡은 젊은 사업가들과 젊은 예술가들이 합심하여 무엇인가 마을에 재미있는 일을 벌이고자 기획한 것으로 철저히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다. 이슬람 사원 옆쪽 빨강 장미가 그려진 계단에 서는 이 장은 일체의 판매 수수료가 없다. 셀러로 신청하면 누구나 물건을 팔 수 있다. 셀러로 등록하면 계단의 세 칸을 점유할 수 있고, 그 곳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악세서리나 쿠키 등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다.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장이 열리는 주말이면 우사단길 주변을 구경꾼들로 가득 매우는등 인기만은 최고다. 아마도 대형유통업체가 유통경로를 독점해 버린 시점에서 정형화된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은 싱싱한 물건을 직구매할 수 있다는 매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에누리도 가능하고, 덤도 많이 준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너무 사람이 많아져버려 여유있는 흥정이 어렵다는 점. 그렇지만 그 수많은 인파와 무더위속에서도 이 곳의 젊은 장사꾼들은 자신들만의 유니크한 아이템을 무기 삼아 발랄하게 손님들을 맞이 하고 있다.

▲계단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관계자들이 안내를 하고 있다

▲계단장을 찾은 많은 시민들

▲얼굴에 곳수염을 붙이고 계단장에서 장사를 하는 여사장들

▲계단장에는 자신이 직접 만들어서 파는 물건들이 매우 많다.

▲ 한 장사꾼이 이쁜 미니버스를 가지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곳 우사단은 이 계단장 이외에도 그들만의 취향과 독창적인 아이템으로 무장한 가게들이 성업중이다. 타투가게, DJ교습소, 헐크안마 등 평소 다른 동네에서 접하기 힘든 우사단로에서 만 볼 수 있는 가게도 많다. 그리고 하늘장은 주인장의 집 옥상을 오픈해 이태원과 한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런 가게들이 계단장과 함께 '들어와'라는 오픈하우스 이벤트를 열어 더욱 많은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우사단길에 위치한 가게들이 계단장과 함께 '들어와'라는 오픈하우스 이벤트를 열어 더욱 많은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우사단길에서 장사를 하는 하늘장은 주인장의 집 옥상을 오픈해 이태원과 한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공간

최근 삼청동 서촌 연남동 등 이런 문화적 공간이 들어서면 아쉽게도 따라오는 것이 부동산 가격 폭등이다. 자본가의 논리상 수요가 있는 곳에 돈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투기적인 자본이 몰려 문화공간은 사라지고 상업적 공간만 남는 현실이 아쉽다.

부동산 광풍에 이 젊은 공간만은 피해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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