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라디오 특집, 왜 의미 있을까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4-09-15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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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TV 매체의 출연은 라디오의 종말을 예고했다. 70년대까지 뉴스, 드라마,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의 주요 기능을 담당하던 라디오는 2014년 여전히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지만 영향력은 TV를 따라갈 수 없다. 특히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시청, IPTV 스마트폰 TV로 손바닥 안에서 영상을 볼 수 있는 지금, 라디오는 조금씩 ‘그들만의 리그’로 남겨지고 있다.

라디오가 없어질 것이란 주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TV의 화려한 영상미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라디오만이 담을 수 있는 ‘소리’는 마음속 저편에 잠재된 감성을 조금씩 끄집어내준다. 우리는 라디오를 들으며 상상하고, 라디오를 들으며 대화를 나눈다. 이것이 라디오가 가진 상상의 미학이다. 그렇다면 라디오는 진화할 수 없는가. 이런 장점들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 녹아들어 적절히 진화할 수 없는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 대한 해답을 MBC ‘무한도전’이 내놓았다.

지난 11일 ‘무한도전’ 멤버 6인 유재석, 박명수, 하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은 라디오 DJ로 변신해 MBC 라디오 FM4U(91.9MHz)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오전 7시 '굿모닝FM 박명수입니다'를 시작으로 낮 12시 '정오의 희망곡 정준하입니다', 오후 2시 '2시의 데이트 노홍철입니다', 오후 6시 '정형돈의 음악캠프', 오후 10시 '유재석과 꿈꾸는 라디오', 밤 12시 '푸른밤 하하입니다'라는 이름으로 일일DJ로 변신한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고, 팬들은 “하루 종일 라디오 듣게 생겼네”라는 기분 좋은 비명을 질렀다.

‘무한도전’의 개입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라디오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른 아침 전현무의 잠이 덜 깬 목소리를 듣는가 하면 ‘무한도전’에서 볼 수 있었던 멤버들의 좌충우돌 유머 퍼레이드를 소리로 들을 수 있었다. 한 마디로 라디오가 다채로워졌고, 역동적으로 변했다. 8년의 장수 프로그램이자 국민 예능이기에 그 파급력은 대단했다.

무엇보다 ‘무한도전’의 라디오 특집은 무한도전다웠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그간 ‘무한도전’은 조정, 레슬링, 댄스 스포츠, 에어로빅, 봅슬레이 등 비인기 종목 스포츠에 ‘도전’하며 사회적 관심을 고취시켰다. 때로는 재치 있는 연출과 반전으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하나의 예능프로그램이 자신들의 가치관을 사회에 뿌리내리기는 쉽지 않은 법이기에 ‘무한도전’의 존재감이 더 대단해보인다. 나아가 이 존재감을 소외된 사회의 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멤버들로 하여금 진심으로 도전하게 하는 것. 여기서 시청자의 공감대는 극에 달한다.

이른바 ‘무한도전-라디오 데이’는 ‘무한도전’ 시청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시청자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게 만들었다. 최근 몇 년 간 라디오에 대한 기사가 급증하고, 대중의 관심이 이렇게 증폭된 시기는 없었다. ‘무한도전’의 이번 타겟은 라디오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MBC 라디오의 각 프로그램들은 엄청난 홍보효과를 등에 업게 됐고, 본방 청취율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방송 시간대 역시 각인시킬 수 있었다. ‘무한도전’의 촬영 협조 요구에 고심을 거듭하며 부스를 내준 각 라디오 DJ와 PD들. 그 선택이 헛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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