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한은 금리두고 OB까지 나서 설전

입력 2014-10-10 09:32 수정 2014-10-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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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 “한은 정신 못 차린다” vs 이성태 “한국, 중앙은행 존중하는 나라입니까”

▲강봉균 전 기획재정부 장관(좌)·이성태 전 한은 총재(우)

경제정책 수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금융·통화정책 수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간 금리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 두 기관의 ‘올드보이’(OB)들까지 설전(舌戰)에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세월호 사태 등으로 말미암은 경제심리 위축을 선제로 대응하고자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0.25%포인트 내렸다. 그러나 최 부총리는 한 차례 더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후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밑으로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금통위가 이달 15일에는 어떤 결정을 할지 이목이 쏠려 있다.

이런 가운데 강봉균 전 기재부 장관은 지난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최한 정책세미나에서 “한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 벌써 닮아있다”며 “경제팀이 좀 더 과감하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최근의 기준금리 논쟁을 두고 “정부가 금리 인하를 하면 긍정적·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있다고 이야기하니 한은이 정신을 못 차린다”며 “정부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한은을 노골적으로 겨냥했다. 최 부총리가 지난 7월 취임하자마자 한은에 대한 전방위적인 금리인하 압박을 이끌어가는 상황에서 강 전 장관까지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이는 전임 한은 총재들이 최근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부총리를 필두로 한 정관계 인사들의 금리인하 요구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성태 전 한은 총재는 지난달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기재부 등 대외 금리인하 압박에 대해 “우리나라가 중앙은행을 존중하는 나라입니까”라며 냉소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전 총재는 또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계속 성장률을 뛰어넘으면 앞으로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가계부채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

이는 강 전 장관의 의견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강 전 장관은 이번 KDI 정책세미나에서 “최 부총리가 나서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추진하니 확실히 주택거래가 늘어나는 것 같다”며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가 한 쪽(부동산시장 활성화)으로 에너지를 집결하지 않으면 어려운 국면이 타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10∼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세계 재무·금융 분야 최대 행사인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이다. 이번주 금통위를 5일 앞둔 상황에서 이들이 어떤 메시지를 교환할지 주목된다. 앞서 두 수장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호주 케언즈에서 와인을 함께 마셨고 이후 최 부총리가 금리 문제에 대해 ‘척하면 척’이라고 발언하며 이 총재를 압박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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