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리더십은 존재의 완성부터

입력 2014-10-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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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한숙기 대표]
10월에 결혼 소식이 들리는 골퍼 박인비는 2008년 어린 나이에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후 4년의 슬럼프를 딛고 2013년 메이저대회 3연승으로 재기했다. 그의 재기 뒤에는 목표의 수정이 있었다.정확한 스윙이나 우승이 아니라 ‘행복한 골퍼 되기’라는 새로운 목표 덕분이었다. 2008년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은 멘탈 트레이닝을 통해 자신을 찾고 마음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승리의 짜릿함보다 하루 하루 만족감을 가지고 몸과 마음이 하나돼 훈련에 집중하도록 한 것이다. 매일 훈련후 세 가지에 대해 성찰 일기를 썼다고 한다. 그날 자신에게 칭찬하고 싶은 것,훈련하면서 만족한 것,더 잘하고 싶은 것에 대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기술적 성과는 내면의 완성 없이는 일정 수준을 넘기기 힘듦을 세계적 스포츠 스타들이 알려준다. 조직의 리더들도 마찬가지이다. 리더로서의 전인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리더십 성과는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여러 경영 사례가 말해준다. 제대로 된 리더가 절실해진 한국 사회의 사연이기도 하다.

많은 리더들이 여러 종류의 불안과 싸우고 있다. 테크놀로지의 무한 경쟁, 라이프싸이클변화, 부상하는 빅데이터까지 환경 변화는 숨막히고 비즈니스는 암담하다. 한치의 앞을 볼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성과 압력은 날로 높아간다. 기술과 역량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자기 확신이 낮은 리더들은외부 상황에 쉽게 흔들린다. 리더십은 ‘무엇을 해낼 수 있는가’의 문제 이전에 ‘내가 누군가’의 문제이고, 리더십을 개발한다는 것은 스킬 학습이전에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확신과 존재의 완성에서 온다.

스스로를 완성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분석심리학자 칼 융이 말한 ‘온전함을 향한 성장’은자신의 재능과 강점에 대해 인지할 뿐 아니라 미처 개발되지 않은 어두운 그림자에 대해서도 담대히 인정하고 한계를 직면함을 뜻한다. 자신의 기질과 다양한 인생 경험이 어떻게 나를 독특한 존재로 형성해왔는지, 내가 받아들여야 할 것은 무엇인지, 나의 한계는 무엇인지 등 내면의 명암에 대해 알고 스스로 확고해질 때 타인에게 개방적이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은오늘날 가장 중요한 리더십 덕목으로 리더가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보이는 것이라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을 만나는 것을 능숙하게 도피한다. 바쁜 일을 만들고 여러 지식으로 머리를 채우고 잡다한 외부 상황으로 인생을 꽉 채운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진 것은 과소평가하고 없는 것은 있는 척하거나 부풀리고,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수용하지 못하거나 자신이 옳음을 고집스럽게 집착한다. 평점심은 사라지고 자아는 왜곡돼 간다. 빈약한 ‘나’를 지키는데 급급해 더 큰 상위의 목적에 헌신하지 못한다. Good to Great 5단계 리더는 자신이라는 스몰 어젠다에서 벗어나 위대한 조직 만들기라는 상위의 어젠다로 올라간 사람들이다.

“난 진정성이 부족한게 문제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자신의 현 상태의 의식 수준에 맞춰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깊은 수준의 진정성으로 나아갈 잠재력은 항시 있다.세상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내면의 탐구가 필요하다. 내가 가진 강점이 내 존재를 지탱해주고 있는가? 나의 행동은 스스로의 깊은 내면에 기반한 것인가 아니면 왜곡된 자아로부터 나오는가? 나의 리더십은 내 자신만을 위한 것인가? 나는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하고 싶은가? 진정성이란 강점과 한계를 포함한 온전한 자기자신에 대해 자각해가는 과정이다. 메가톤급 불안감을 안고 매일 사투를 벌이는 이 시대의 리더들에게 필요한 건 기술과 역량을 키우는 것 외에 자신을 알고 발견된 자아를 신뢰하는 것이다. 자신을 신뢰하는 만큼 기능할 수 있다. 가혹한 비판보다 신뢰가 필요한 건 리더 자신에 대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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