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씨식물은 보통 꽃 하나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지만, 오이는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그래서 오이는 외롭다. 외로울 고(孤)에도 오이의 한자인 과(瓜)가 들어앉아 있다. 경상도에서는 오이를 외라고 한다. 외아들, 외골수, 외롭다 할 때의 그 ‘외’다. 외는 오이가 축약된 것일 게다. 그런데 이보다 더 외로운 것이 있다. 오이의 사촌, 참외(眞瓜, 참+오이)다. 참기름, 참사랑, 참됨의 그 ‘참’이다. 공교롭게 영어로도 ‘멜론(me+lone, 나 홀로)’이니 참외는 참말로, 진짜로, 외롭고도 적적한 과실이다. 외가 비와 바
2024-04-1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