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7일 자신의 개헌 발언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아셈(ASEM, 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계신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3박4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의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참석해 전날 발언과 관련해 “불찰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정기국회 후 개헌논의 봇물이 터질 것”이라며 “오스트리아식 이원정부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집권여당 대표의 ‘소신발언’은 박 대통령이 언급한 ‘개헌 블랙홀론’에 대해 정면으로 배치돼 큰 파장을 불렀다. 더구나 박 대통령이 ASEM 참석차 자리를 비운 상황에 나온 발언이어서 파문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파장이 커지자 김 대표는 “중국에서 제가 예민한 개헌 논의를 촉발시킨 것으로 크게 확대보도 된 데 대해 해명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상하이)간담회가 끝나고 식사하는 시간에 같은 테이블 기자와 환담. 이때 개헌 질문이 있어서 답변했다. 이때 답변을 안 했어야 했는데 제 불찰로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 끝날 때까지 개헌론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면서 “국회가 끝나면 개헌논의가 많이 될 것을 걱정해서 말을 했다. 저의 불찰로 연말까지 개헌논의가 없어야 하는데 크게 보도가 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완구 원내대표도 얘기했지만 정기국회 끝날 때까지 저희 당에선 개헌논의가 일체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기국회 끝나면 개헌논의가 야당이 있으니까 봇물이 터질 것에 대한 걱정을 얘기하면서 시작됐다”면서 정기국회 이후 주도적으로 개헌론을 이끄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방점은 연말까지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기국회 끝나면 봇물 터질 것 걱정하는 마음에 얘기한 것”이라며 “이럴 때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해야 한다. 비판기사도 많이 나오겠지만 두려워서 할 말 못하면 안 되겠다. 잘못한 것은 공인이니까 바로바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께서 아셈에 가 계신데 기사가 이렇게 나가는 것도 예의가 아니고 거기에 대해 사과한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김 대표의 사과와 관련, “(김 대표가) 정기국회까지는 당에서 일절 개헌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면서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를) 언론인에게도 당에서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