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에볼라 진화에 동참…사상 첫 의료진 해외파견

입력 2014-10-1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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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는 물론 북미 대륙에까지 상륙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발병지역에 직접 의료진을 파견해 진료에 나서는 등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에볼라 사태 진화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해외에서 유행하는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제대로 구성된 '팀' 단위의 국내 의료진을 나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사실상 건국 이래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한 제10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전체회의에 참석, "한국은 여러 나라로 확산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 데 이어 보건인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관계부처들이 구체적 파견 지역과 규모 등을 결정하겠지만,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10여명의 의사·간호사·검사요원 등 의료 전문인력을 에볼라 출혈열이 유행하는 아프리카 지역으로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국에서 현재 미국·영국 등이 에볼라 전문병원을 세우는 등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 현지 의료진에 합류해 협력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이 경우 파견된 우리 의료 인력들은 선진국·세계보건기구(WHO) 의료진들과 마찬가지로 보호장비를 완전히 갖춘 채 환자를 직접 진료하게 된다.

앞서 지난 8월 정부는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국립중앙의료원 소속 감염내과 전문의·외교부 직원 등 4명으로 에볼라 대응팀을 나이지리아에 보낸 바 있지만, 이들의 활동은 단순히 교민 보호차원에서 현지 의료수준 등을 점검하는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이번 의료진은 실제로 교민이나 현지인을 치료하며 에볼라 확산을 막는데 투입된다는 점에서 한 차원 높은 단계의 파견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번 파견에서는 보건당국 소속 역학조사관들이 관리·조사 등 주로 행정적 업무를 처리하고, 진료 인력은 대부분 민간 의사·간호사 등 가운데 자원자를 중심으로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이번 파견 결정이 ▲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인도적 책임 실행 ▲ 첫 의료진 해외 파견을 통한 선진 감염병 대응 매뉴얼 습득 ▲ 교민 감염시 국제적 도움 등의 측면에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감염병에 대한 국내 의료진의 대처 역량이 뚜렷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엇보다 크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사실상 지금까지 해외에서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는 한 번도 현지로 나가 대응한 적이 없다"며 "군대로 치자면 파병 경험이 없어 전투력을 기를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번 파견으로 선진국 의료진의 매뉴얼 등 감염병 대응 관련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얘기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앞서 1994년 10월 인도에 페스트가 발병했을 당시 한국대사관 요청으로 인도에 의료진을 급파한 적이 있었지만, 의료진 규모가 작았을 뿐더러 현지 교민과 여행자를 검사하는 정도의 활동에 그쳤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10명이 넘는 팀 단위의 의료진을, 국제 사회의 요청을 받아, 다른 대륙으로 보내 직접 진료에 나선다는 점에서 사실상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해외 의료진 파견"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엔이나 선진국의 요청에 따라 우리가 의료진을 파견해 적극 공조할 경우, 만약 앞으로 해외에서 한국인 에볼라 감염자가 발견됐을 때 다른 나라 정부로부터 현지 치료나 한국 후송 등의 지원을 기대하기가 훨씬 더 수월해진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견 의료진의 안전인 만큼, 이 부분의 대책도 면밀히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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