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참 반가운 이유 [이꽃들의 36.5℃]

입력 2014-10-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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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방송된 tvN ‘삼시세끼’ 첫 회(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150여명의 취재진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방송 전부터 열기를 입증한 tvN ‘삼시세끼’. 높은 화제 속에 17일 방송된 tvN ‘삼시세끼’ 첫 회는 시청률 4.6%(닐슨 코리아 제공,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드라마 주연으로서 안정적인 연기력과 호남형의 마스크로 탄탄한 입지를 쌓아온 배우 이서진, 아이돌 그룹 2PM 멤버로서 정상급 인기를 구가하며 카리스마를 과시했던 옥택연이 전면으로 나선 예능 프로그램이다. 강원도 정선의 한 농가에서 2박 3일 간 지내며 음식을 직접 만들어 손님에게 대접하는 콘셉트로, tvN ‘꽃보다 할배’ 시리즈를 통해 속고 속이는 ‘앙숙’ 관계로 재미를 선사해온 나영석 PD와 이서진이 또 한 번 호흡 맞춰 기대감에 부응했다.

이처럼 툴툴거리지만, 결국 주어진 일을 완수하고야 마는 이서진 등 뚜렷한 캐릭터, 반전 매력, 그간의 관계를 통해 축적된 스토리텔링을 영리하게 이용한 나영석 PD 특유의 리얼 버라이어티는 시청자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시청자가 화답한 ‘삼시세끼’의 등장이 반가운 이유는 눈길 끄는 캐릭터로 인한 재미에만 그 시청효과가 머물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단순한 요리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바로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란 말이 있다.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를 내세운 프로그램 ‘삼시세끼’에서 이서진과 옥택연은 커피를 먹기 위해 원두를 맷돌에 갈아야 했으며, 전기 밭솥은 커녕 무쇠 가마솥에 밥을 지었다. 장작 패기는 물론, 아궁이 불을 지피기 위해선 그 앞을 지키고 앉아 정성껏 부채질을 해야 했다. 그렇게 마련한 첫 끼니 무밥과 달래 된장국은 땀이 송골송골 맺힌 이서진과 옥택연에게 참 달콤해보였다.

먹거리의 문제는 생명, 생존과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다. 그럼에도 출처를 알 수 없는 식재료와 음식이 우리 주변엔 넘쳐나고 있다. 굳이 1차 노동을 할 필요는 없다. 손쉬워질수록 간과하게 되는 먹거리 안전 불감증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대장균이 검출된 동서식품의 시리얼은 사측의 공식사과와 함께 줄줄이 판매 중단되고 있으며,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된 크라운제과의 유기농 웨하스도 지난 5년 간 판매된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을 안겼다.

건강 먹거리는 유통 거리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이루고 있다. 최근 건강한 식문화를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푸드 마일리지’란 개념에 집중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푸드 마일리지란 음식이 생산지를 떠나 우리 입에 들어오기까지 이동한 총거리를 나타낸 것이다. 가까운 지역 농산품을 이용하는 일은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다준다. 내 건강을 지키고, 농가를 살리고, 탄소발생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지름길이 바로 로컬푸드(Local Food)를 이용하는 것이다.

단순한 요리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는 ‘삼시세끼’는 이러한 정서를 적확히 밑바탕에 깔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난 시청자분들이 텃밭 하나 길렀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 정도가 든다면 좋겠다.” 이서진과 나영석 PD가 한 입 모아 언급한 ‘텃밭’의 의미가 무한 확장 중이다. 여기에 땀 흘리는 1차 노동의 가치마저 환기했다. 단순한 목가적 생활을 향한 대중 이미지의 확대 재생산을 지양하고 있다. 낄낄대는 웃음 속에서 프로그램이 8부작으로 마무리된 후. 과연 ‘농부가 사라진다면 아마 모든 사람이 굶어죽을 것’이란 이서진의 전언이 마냥 가볍게만 시청자의 뇌리에 스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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