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프랜차이즈 본사 인지도 높지 않은데도 계약 종료후 동종영업 금지는 무효"

입력 2014-10-2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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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업체 '이지바이', 계약종료 가맹점주에 소송냈다 패소

프랜차이즈 본사의 업계 인지도가 높지 않은데도 계약 종료 후에도 일정 기간 가맹주가 동종영업을 못하게 하는 계약조항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민사합의2부(권혁중 부장판사)는 프랜차이즈 제빵업체 ㈜이지바이가 조모(55)씨 부부를 상대로 낸 위약금 및 영업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조씨는 남편 이모씨와 2012년 1월 경기도 의왕시에 이지바이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작은 빵집을 차렸다. 조씨 부부는 2년간의 계약기간이 끝나자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간판을 바꾼 뒤 빵집을 계속 운영했고, 이지바이는 "위약금 5000만원을 지급하고 가게를 철거하라"며 소송을 냈다. 조씨 부부와 이지바이가 맺은 계약내용에는 '계약 종료 뒤 2년간 같은 지역에서 빵집을 운영할 수 없다'는 경업금지 조항이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이지바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계약에 포함된 경업금지 약정은 직업 선택의 자유와 권리 등을 제한하는 측면도 있으므로, 계약상 경업금지 기간을 정한 조항이 있더라도 약정의 유효 여부는 가맹사업의 종류와 가맹본부의 역할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지바이는 조씨 부부에게 축적된 영업 비밀과 노하우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씨 부부가 부당하게 유용할 정도의 높은 점유율과 인지도를 이지바이가 확보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함께 고려하면 이 계약의 경업금지 조항은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사업자는 우월한 협상력을 가진 업체가 제시하는 계약 조건을 거부하기 쉽지 않은 현실에서 약정을 체결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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