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의 중심 배터리]전기차의 두번째 심장… 가격·성능 ‘두 토끼’ 잡아라

입력 2014-10-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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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배터리 업체 공생 나서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은 최근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향후 외부 업체로부터 조달받기로 결정했다. 닛산은 2007년 일본 통신 전자기기 업체인 NEC와 합작해 세운 AESC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아왔다. 그러나 이를 전면 수정, 공급처 재편에 나선 것이다.

닛산의 이 같은 결정은 배터리의 성능이 전기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는 현재 충전없이 최대 200km 정도다. 이는 휘발유나 디젤 등을 사용하는 기존 자동차와 비교할 때 턱없이 짧은 수준이어서 배터리 성능의 향상은 전기차의 판매 확대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그러나 닛산은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다 보니 배터리 전문업체에 비해 성능 측면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결국 성능을 위해 아웃소싱을 결정한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가격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경우 5000만~6000만원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이는 동급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특히 전기차의 가격 중 절반 가량은 배터리가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 가격은 비싸다. 닛산은 배터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아니다 보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닛산의 현재 배터리 생산비용은 300달러/kWh다. 닛산은 배터리의 외부 공급을 통해 가격을 200달러/kWh로 낮추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전기차 전문 제조업체인 미국의 테슬라는 대규모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0년까지 40억~50억 달러(4조2500억~5조30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기가팩토리’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테슬라는 2020년에는 연간 배터리셀 35GWh, 베터리팩 50GWh를 생산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체도 테슬라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계획에 동참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파나소닉은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 전체 투자액의 40~50%가량을 파나소닉이 담당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협력 사례는 자동차업체와 배터리업체의 공생 관계가 더욱 강화되는 신호탄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자동차와 배터리 부문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5월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연구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에 따라 르노그룹이 새로 선보이는 장거리 전기차에는 LG화학의 고에너지 밀도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될 전망이다.

르노그룹과 LG화학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르노그룹이 유럽에 출시한 전기차 ‘조이’, 국내서 생산하는 ‘SM3 Z.E.’에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번 협력은 최소 300㎞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을 위한 것이다.

삼성SDI는 전기차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독일 BMW그룹을 공식 제휴처로 확보했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용 배터리를 LG화학 등에서 공급받고 있다. 쌍용자동차도 향후 전기차를 선보일 때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12년 말 기준 자동차용 배터리 산업의 평균 가동률은 40%대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향후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요가 확대되면 2020년쯤에는 공급 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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