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의 시장 규모가 기대됐던 히트펌프보일러 교체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보일러 업체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히트펌프보일러 교체 사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을 보고 뛰어든 업체들이 예상보다 미미한 실적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히트펌프 보일러 교체사업은 한국전력공사에서 2011년부터 준비해온 국책사업이다. 지난 8월 14일부터 이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이 보일러 교체 대상 소비자들을 상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은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대성쎌틱, 삼성전자, LG전자, 캐리어에어컨 등 총 6곳. 한전으로부터 히트펌프보일러 인증을 받은 곳들이다.
히트펌프보일러로 교체하는 고객들은 한전의 설치 지원금 정책에 따라 10kW 이하 제품은 200만원, 15kW 이하는 250만원을 각각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히트펌프보일러 가격이 약 1000만원에 달해 보조금을 받더라도 만만찮은 가격이 들어간다. 비슷한 성능의 기존 심야 전기보일러가 약 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히트펌프보일러로 교체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업에 뛰어들던 보일러 업체들도 예상보다 적은 교체 수요에 걱정이 앞서고 있다. 한전에서는 보조금으로 책정한 75억원도 교체 대수로 보면 보일러 3000대에 불과하다. 인증을 받은 6개 업체에서 500개씩만 교체해도 한전의 보조금이 동이 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생산한 히트펌프보일러들이 재고로 남을 처지에 처해 있다.
한 보일러 업체 관계자는 “올해 초 히트펌프보일러 교체 수요를 3000대가량으로 목표를 잡았는데 10월 현재 1500대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며 “아무래도 교체 가격이 비싸다 보니 일반소비자는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교체 수요 현황은 공개할 수 없지만 문의는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교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