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감]“대기업 사외이사, 3명 중 1명은 관료·법조인 출신”

입력 2014-10-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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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서기호 “사외이사, 기업 로비·법조계 전관예우 창구 전락”

대기업 사외이사 3명 중 1명은 관료 또는 판·검사 경력이 있는 법조인 출신으로, 사외이사제도가 기업의 로비와 법조계의 전관예우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20일 63개 대기업 소속 사외이사 786명을 전수조사한 ‘대규모 기업집단의 사외이사 분석’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사외이사를 직업군으로 나눠보면 교수 등 학계 출신이 258명((32.82%), 관료 출신이 193명(24.42%), 기업인 165명(20.99%), 법조인 116명(14.76%) 등이었다.

특히 이들 중 관료 출신과 판·검사 경력이 있는 법조인을 합해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로 구분하면 총275명으로 전체의 35.03%에 달했다.

법조계 사외이사 116명 중에서도 83명(71.55%)이 판사와 검사 출신으로 변호사 경력만 있는 사람(33명)보다 2.5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 인사 중 일반 변호사보다 판·검사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호한다는 점은 법률적 전문성을 활용한다기보다 검찰이나 법원에 대한 직·간접적인 영향력 행사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서 의원의 분석이다.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 중엔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경우도 다수 확인됐다. 기업이 자신의 사외이사가 재직 중인 로펌과 자문계약을 체결하거나, 재벌 총수의 형사소송을 변호한 로펌 소속 법조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경우, 소송 상대방 기업을 대리하는 로펌 소속 법조인을 기업의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경우 등이 확인됐다.

서 의원은 “법조인 사외이사의 연평균 보수액을 추정해보면 단 한 명만 900만원이고 나머지는 모두 수천만원을 넘어, 결국 지금까지 ‘비싼 거수기 사외이사’의 중심에 법조인 사외이사 역시 한 몫하고 있었다는 현실이 확인된다”고도 주장했다.

법조계 사외이사의 최근 3년 안건 찬반 행사를 확인한 결과, 116명의 법조인 사외이사는 2000회 이상의 이사회에 참석해 안건을 토의했는데 반대한 사례는 2012년 4회, 2011년 2회 등 단 6회(0.3%) 뿐이었다는 것이다. 반대사례 6회 역시 대부분 조건부 반대이거나 자기거래에 의해 의결권이 제한된 경우에 불과해 사외이사의 반대로 안건이 무산된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서 의원은 설명했다.

서 의원은 “사외이사제도가 기업에게는 검찰과 법원에 대한 로비와 법조계에는 전관예우의 창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사외이사의 자격요건 강화하고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절차를 개선하는 것과 함께 법조계 전반의 윤리의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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