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이제 시작?...중앙은행도 달러 선호, “터닝포인트 왔다”

입력 2014-10-21 01:05 수정 2014-10-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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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강세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화 가치가 이미 주요 통화에 대해 수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지만, 투자자들은 경제 펀더멘털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고려해 추가적인 달러 강세에 베팅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달러 강세 전망은 주식 포트폴리오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UBS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기준 미국 투자자들은 35조8000억 달러(약 3경8000조원) 규모의 주식 포트폴리오 중 19.3%를 해외 주식으로 채웠다. 이같은 비율은 지난 2009년 최고치였던 21.1%에서 하락한 것이다.

미국 투자자들의 국채를 제외한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자산 비중은 20.9%를 기록했다.

이같은 투자 행태에는 연준이 유럽과 일본 등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과는 다른 ‘긴축’ 위주의 통화정책을 펴면서, 미국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제프리 유 UBS 선임 외환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미국의 경제 성장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며 “달러는 여전히 싸고, 가치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화 가치는 올 들어 주요 16개국 통화에 대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지난해 1063.50으로 마감한 뒤, 이달 초 1080대로 상승했다.

특히 유럽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유로화에 대한 달러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달 1.25달러까지 빠지기도 했다. 이는 2년 만에 최저치다.

이안 스태너드 모건스탠리 외환 투자전략가는 “자금이 유로에서 달러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유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제 흐름은 바뀌고 있다”라고 말했다.

UBS는 글로벌 중앙은행들 역시 달러 선호 기조로 돌아섰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달러는 지난 1990년대 이후 가치가 가장 빠르게 상승하는 ‘터닝포인트(turning point)’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6조3000억 달러에 달하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기록한 최저치 60.3%는 물론 3년 전의 60.5%에서 상승한 것이다.

유로 비중은 2009년 28%에서 지난 6월 24.2%로 낮아졌다.

IMF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스티븐 젠 SLJ매크로파트너스 파트너는 “(2002년 이후) 중앙은행과 민간의 투자 행태가 일치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달러 전망은 밝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지만, 달러 강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블룸버그를 통해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성장률이 내년 3%대를 기록해, 주요 10국(G10) 중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NP파리바는 유로·달러 환율이 내년 1.15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전망이 맞다면, 달러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1년 사이 11% 급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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