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무라 교수 "中企서 맘껏 연구했던 것이 노벨상 수상 비결"

입력 2014-10-2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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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반도체서 기자간담회… "안랩 같은 작고 성공한 기업 많이 나와야"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출신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가 21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서울반도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나카무라 슈지(60)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UCSB) 교수는 “중소기업에서 말도 안되는 연구를 맘껏 했던 것이 노벨상 수상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나카무라 교수는 21일 경기도 안산 서울반도체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 밑에 똑똑한 학생 10명이 있으면 모두 작은 벤처기업에 가고 싶어한다”며 “오히려 부족한 학생들이 대기업 입사를 원한다”고 말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최초로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카사키 이사무 일본 메이조대 종신교수(85), 아마노 히로시 일본 나고야대 교수(54)와 함께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나카무라 교수의 발언은 다소 생소했다. 한국의 경우 나카무라 교수의 말과는 정반대로 우수한 학생일수록 대기업 입사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기업 연구원은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그냥 샐러리맨”이라며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보상시스템도 없어 대기업 연구원이 노벨상까지 받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금까지 일본에서 노벨상을 수상했던 기업인들도 모두 중소기업 소속이었다. 나카무라 교수는 “대기업에는 상사들이 많아서 ‘미친 짓’을 할 수 없다”면서 “새로운 연구를 시작할 때마다 상사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한국에는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에 얼마나 많은 상사가 있겠느냐” 웃었다. 이어 ‘한국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질문에 “스톡옵션 등 보상시스템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들에게 회사 수익에 기여한 만큼 이익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나카무라 교수는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미친 짓’으로는 청색 LED 개발을 꼽았다. 과거엔 청색 LED를 징크셀레나이드(ZnSe)로만 만들었지만 나카무라 교수는 파격적으로 갈륨나이트라이드(GaN)를 이용했다. 당시 주변인들은 ‘미친 짓을 한다’고 웃었지만, 나카무라 교수는 결국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됐다.

나카무라 교수는 지금까지 노벨 물리학상이 전무한 한국을 향해 뼈 있는 충고도 던졌다. 그는 “안랩과 같은 성공한 작은 회사가 한국에서도 많이 나와야 한다”며 “일본엔 중소기업이 많은데 한국은 삼성과 LG 등 5개 대기업이 모든 경제를 좌지우지 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나카무라 교수는 2010년부터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의 기술고문직을 맡고 있다. 1년에 4차례 한국을 찾는다. 나카무라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차세대 LED 시장을 이끌어 갈 제품은 서울바이오시스의 UV LED”라며 “앞으로 UV LED 시장이 커지면 서울바이오시스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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