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前임원 박종훈씨 일가, 85억 현금화한 사연은?

입력 2014-10-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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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차례 걸쳐 주식 21만주 매도…지난 6월부터 주가 우상향 급등

인사돌·마데카솔·오라메디·훼라민큐 등으로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동국제약 주식을 수십년간 보유하고 있다가 일부를 최근 잇따라 처분, 85억원 가량을 현금화한 사람이 있어 관심을 끈다. 올해로 90세인 박종훈 씨와 일가가 주인공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종훈 씨의 특수관계인인 박장수 씨 외 4명은 각각 처분 시점은 다르지만, 지난해부터 지난 21일까지 총 48차례에 걸쳐 보유하고 있던 동국제약 주식 21만8510주를 장내 매도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5억원에 달한다. 박종훈 씨와 그 특수관계인 9명의 보유 지분은 이번 처분으로 기존 15.28%에서 12.82%로 2.46%P 줄어들었을 뿐, 이들은 여전히 동국제약의 상당부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박종훈 씨는 약사 출신으로 30여년 전 동국제약 임원을 역임한 바 있지만, 회사 경영과는 무관한 사람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박 씨는 예전에 임원을 하신 적이 있는 분으로 회사 경영에는 오래 전부터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968년 설립된 동국제약은 2007년 3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승인받고, 두달 뒤인 5월29일부터 회사 주식의 거래가 시작됐다. 박종훈 씨는 동국제약이 상장하자마자 일주일 만에 공시를 통해 신규 상장에 따른 보유주식 현황을 보고했다.

당시 박종훈 씨는 39만6100주(지분율 5.79%)를, 박 씨의 특수관계인인 김창하 씨는 15만9588주(2.33%)를, 박장수·박영수 씨는 각각 17만8786주(2.61%)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밖에 김혜경 씨와 김정희 씨는 각각 4만5520주와 8824주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취득단가는 모두 2500원으로 동일했는데, 회사 측은 “1968년 동국제약 설립 이후 오랜 기간의 경과로 인해 정확한 취득단가 산출이 어려워 액면가액인 2500원으로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박종훈 씨의 가족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대와 주소지 현황을 토대로 김창하 씨는 박 씨의 아내, 박장수·박영수 씨는 박 씨의 아들, 그리고 김혜경·김정희 씨는 각각 이들의 부인으로 보인다.

이후 박종훈 씨는 2년 뒤인 2009년 3월께 가지고 있던 주식 24만412주를 아들과 손주 등 6명에게 증여하면서 보유 주식수가 15만5688주로 줄어들게 됐다. 또 박 씨의 부인인 김 씨도 보유 주식 전량을 두 며느리와 손자 등 3명에게 증여했다.

박 씨 부부의 증여로 인해 두 아들과 며느리들은 보유 주식이 늘어나게 됐고, 박 씨의 손주 등 5명은 동국제약 주식을 보유하게 되면서 새로이 특수관계인으로 추가됐다. 이후 3개월 뒤인 6월26일에는 동국제약의 무상증자로 인해 박 씨를 비롯한 그 일가 9명 모두 보유 주식의 30%에 해당하는 주식을 새로 받기도 했다.

동국제약 주가는 지난 6월 중순께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운 이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종훈 씨 일가가 보유 주식 처분에 나서자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박 씨 일가분들은 회사 주주로서 자유로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면서 “이들이 보유 주식을 처분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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