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중국 상하이ㆍ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이 27일 정상적으로 시행되기 힘들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초 27일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던 후강퉁은 중국과 홍콩 현지 발표 지연으로 서비스 시행일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증권사 해외주식팀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지난 17일 후강퉁 시행과 관련한 가이드 및 준비사항을 발표한다고 했지만, 현재 세칙과 증권업무 지침 외에 별다른 언급이 없는 상태”라며 “10월 초 국경일 휴가와 함께 최근 불거졌던 홍콩 시위 등이 맞물리면서 후강퉁 시행이 지연되는 것으로 짐작할 뿐, 정작 아무런 언급이 없으니 고객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전했다.
A증권사의 해외주식팀 관계자도 “중국 현지 언론에서 이번 주말 홍콩 거래소가 후강퉁과 관련한 최종 시스템을 점검하고 곧 시행 발표를 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27일부터 당장 시행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현재로선 후강퉁 시행 일정이 11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중국 금융당국은 후강퉁 시행 전 1~2주 앞서 발표하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금융당국은 시행 하루 전이라도 발표를 할 수 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 때문에 이번 주말 전격적으로 발표를 한다면 27일 서비스가 시행될 수도 있다.
B증권사의 해외주식 담당 임원은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후강퉁 시행 날짜를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기 때문에 27일 오픈도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며 “다만 중국 정부가 기존 입장을 번복해 하루 전이라도 기습 발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그동안 상장 주식을 내국인 전용인 A주와 외국인도 거래할 수 있는 B주로 나눠 외국인의 거래를 제한했다.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은 적격투자자(QFII) 자격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후강퉁이 시행되면 적격투자자 자격이 없더라도 홍콩에서 상하이 A주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현재 한국투자, 하나대투, 대신, 유안타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 위주로 후강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시 침체로 고객 예탁금이 과거 대비 급락한 증권사 입장에선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 조치로 꺼내든 후강퉁 서비스를 선점해 새로운 먹거리로 삼으려는 속내가 컸던 것.
각 증권사는 현지 증권사와 협업하고, 중국 주식 투자를 위한 온라인 매매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시범 테스트를 시행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다. 그러나 중국 측의 공식 발표가 늦어지면서 만반의 준비를 해 온 증권사 실무자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