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한 의사가 에볼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최근 서아프리카를 방문하고 돌아온 이 의사는 에볼라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에 뉴욕 의사는 미국에서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네 번째 환자가 됐다.
이 의사는 고열과 복통 등 에볼라 감염 증상을 호소한 뒤 곧바로 맨해튼에 위치한 벨뷰병원으로 이송돼 격리조치되고 검사를 받았다. 벨뷰병원은 에볼라 치료 지정병원으로 고위험 전염병 치료시설을 갖추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뉴욕 의사는 크레이그 스펜서(33)다. 그는 ‘국경없는 의사회’소속으로 에볼라가 창궐한 기니에서 치료 활동을 마치고 14일 미국으로 돌아왔으며 중간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환승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는 지난 21일부터 무기력증을 보였으며 이날 아침까지 열이 없다가 오전 11시에 39도까지 열이 오르자 바로 보건당국에 사실을 전했다. 스펜서 박사가 거주했던 할렘 아파트는 방역 조치됐고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그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오전 주민에게 “패닉에 휩싸이지 말 것을 당부한다”며 “그와 직접적으로 접촉한 사람은 극소수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당국은 스펜서 박사의 행적을 살펴 접촉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아직 이 사례 관련해 스펜서 박사 이외 격리된 사람은 없다. 보건 당국자들은 다른 뉴욕시민에 에볼라가 전염됐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지하철과 택시 등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감염 확산 공포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신문에 따르면 그는 지난 22일 밤 맨해튼에서 브루클린까지 지하철로 이동해 볼링을 치고 택시로 귀가했다.
뉴욕광역교통청(MTA)은 스펜서가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승객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보건당국과 접촉자들을 파악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볼라 감염 환자들이 증상을 보이기 전까지는 병이 확산되지 않으며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되지 않는다며 공포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가 속한 뉴욕장로교 콜롬비아대 메디컬 센터는 “스펜서 박사는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이후 병원에서 일하지는 않았다”며 “그는 항상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책임감 있는 의사이며 우리는 그와 함께 할 것이며 낫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 처음 에볼라 감염 환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은 사망했다. 세번째 환자이며 간호사인 앰버 빈슨은 완치 판정을 받았다. 두 번째 환자이며 역시 간호사인 니나 팜은 현재 상태가 호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