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에볼라 확산 공포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사태 진정에 나섰다.
백악관은 뉴욕에서 첫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이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과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통화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하기로 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고 수준의 치료 기술과 의료 인력에 대한 안전 규정을 제공하고, 에볼라 바이러스에 잠재적으로 노출됐을 수 있는 사람들을 확인하는 작업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는 전일 고열과 소화장애 증상을 나타냈으며, 벨뷰병원으로 이송돼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응급의학 전문의인 그는 에볼라가 창궐한 기니에서 ‘국경 없는 의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했으며, 지난 12일 근무를 마치고 벨기에 브뤼셀 공항을 거쳐 17일 JFK공항을 통해 뉴욕으로 돌아왔다.
스펜서의 약혼녀와 친구 2명 등 그와 접촉한 3명도 격리됐다. 보건당국은 추가 접촉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스펜서는 입원 전날 밤 맨해튼에서 브루클린까지 지하철을 타고 볼링장으로 이동했으며, 택시로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관계 기관의 전문인력과 이른바 신속대응팀(SWAT)이 즉시 현지에 파견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에볼라 차르’로 임명한 론 클레인은 더블라지오 시장, 쿠오모 주지사 등과 긴밀하게 접촉해 사태에 대응할 계획이다.
뉴욕시 당국은 에볼라 감염 환자 발생으로 시민들이 공포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전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스펜서가 접촉한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 역시 이날 오전 NBC방송에 출연해 “상황이 추가로 악화하지는 않았다”면서 “스펜서와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으며, 감염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스펜서가 21일부터 무기력증을 느끼고 나서 감염 양성 판정을 받은 당일 오전 10시께 고열 증상을 보인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뉴욕시 당국의 입장이다.
한편, 인구 800만의 대도시인 뉴욕에서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부실한 검역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JFK공항으로 입국하는 승객을 상대로 체온을 확인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스펜서는 통과했기 때문이다.
스펜서가 감염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미국에서는 지난달 텍사스에서 토머스 에릭 던컨이 확진 판정을 이후 그를 치료했던 간호사 2명에 이어 네 번째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한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