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신해철ㆍ이외수, 쾌유가 더 간절한 이유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4-10-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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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해철-이외수(뉴시스)

가수 신해철(46)이 쓰러졌다. 22일 새벽 심장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신해철은 당일 오후 1시 심정지 상태까지 보여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심각한 상황을 맞았다. 복부 응급 수술을 받은 신해철이지만 현재까지 의식이 없다. 장협작증에 패혈증까지 심각한 루머들이 양산되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68)는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긴 투병에 들어갑니다. 검사결과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로 판명되었습니다. 다시 여러분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빕니다. 제게 오는 모든 것들을 굳게 사랑하며 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외수의 병명은 위암 2기. 춘천 소재 병원에 입원 중인 이외수는 오는 29일 수술이 예정돼 있다. 고령의 나이에 맞은 암 투병 소식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신해철과 이외수의 투병에 가요계와 문단은 물론 사회 각층에서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쾌유를 기원하는 대중의 목소리도 크다. 유명인의 투병 소식이 대중적 우려를 자아내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신해철, 이외수의 위중함은 또 다른 사회적 의미를 갖는다. 그 이유는 문화계 존재를 뛰어 넘은 두 사람의 사회적 영향력에 있다.

신해철과 이외수는 대중가요, 소설 분야를 넘어 사회 영향력을 발휘한 ‘소셜테이너’다. 소셜테이너는 ‘society+entertainer’의 합성어로 ‘사회적 발언을 하는 연예인’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신해철은 음악인으로서 한 획을 그은 거장이지만 정치적 신념을 밝히며 사회 현상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왔고, MBC ‘100분토론’에 출연하는 등 소셜테이너로서 행보를 아끼지 않았다.

이외수 역시 SNS를 통해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했다. 그의 발언은 비단 한 소설가의 말에서 그치지 않았다. 182만명에 달하는 그의 트위터 팔로워는 그 자체로 여론이 되었고, 새로운 가치관 확립을 주도하는 사회 세력으로 자리했다. 소설가에서 시대의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한 이외수는 서울 시장 선거, 대통령 선거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정치인들은 그의 말을 인용하며 자신들의 의견을 게재했다.

신해철과 이외수는 자신들의 분야에서 최고의 인사지만 더 이상 작품으로 말하지 않는다. 신해철의 노래가 히트하든 안 하든 신해철의 영향력이 작아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이외수의 소설이 서점에서 잘 팔리지 않아도 이외수가 가진 사회적 영향력은 여전히 살아있다.

세월호 참사,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 등 올해 들어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며 사회 문제에 대한 성토가 줄을 잇고 있다. 소셜테이너의 역할은 점차 확대돼 엄청난 파급력을 갖고 있다. 올 여름 루게릭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을 높이고 치료비를 모금하는 취지로 전 세계적으로 전개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역시 소셜테이너와 결합돼 일파만파 확산될 수 있었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 이기주의에 물든 사회 지도층, 부유층에 대한 분노는 소셜테이너의 친근함과 대중성에 기대야 하는 원인이 됐고, 소셜테이너는 대중의 지지 속에 사회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그래서 신해철과 이외수의 투병 소식은 연예계를 넘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문화 콘텐츠로 대중에게 인정받는 가수와 소설가인 동시에 여론의 선두에 서서 사회를 긍정적으로 이끌려 했던 노력들은 지금 더욱 간절한 상황이다. 미국의 작가이자 사회주의 운동가였던 헬렌 켈러처럼 행동하는 소셜테이너의 투병은 사회적 손실이다. 이 점이 ‘마왕’ 신해철과 ‘트윗대통령’ 이외수의 쾌유가 더욱 간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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