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의 거래 은행을 상대로 여신심사 과정에 부실이 있었는지 긴급 검사에 나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기업, 산업, 수출입, 외환, 국민, 농협은행 등 10개 금융회사에 검사팀을 일제히 파견했다. 은행들이 모뉴엘에 6768억원의 자금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관련 서류를 제대로 검토했는지 여부와 의사결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집중 점검한다. 금감원은 지난주 은행별로 자체 점검을 지시했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은행권 여신 가운데 담보여신은 3860억원이며, 신용대출은 2908억원에 달한다. 은행들은 전체 여신의 43%인 2908억원을 담보 없이 빌려줬다. 담보대출은 대부분 무역보험공사(무보)의 보증(약 3256억원)으로 이뤄졌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부실여신뿐만 아니라 모뉴엘이 은행 대출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자금 흐름도 살펴볼 계획이다.
모뉴엘에 대한 대출액은 기업은행 1508억원, 산업은행 1253억원, 수출입은행 1135억원, 외환은행 1098억원 등이다. 농협은 753억원, 수협·SC·대구·부산은행 등 금융기관이 261억원이다. 2012년까지 모뉴엘의 주거래 은행이던 우리은행은 과도한 매출 규모와 외상거래, 성장률 등이 수상해 850억원에 달하던 여신을 회수했다.
모뉴엘의 금융권 여신은 상당수 무보의 보증서로 집행됐다. 무보는 금융권의 여신 심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자체 점검 중이다. 특히 무보는 보증한 여신을 두고 은행들과 책임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