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수법이 경악할 정도로 잔혹했던 '경남 김해 여고생 살해사건'의 피해자를 생매장까지 하려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이 사건 공범들 가운데 한 명으로 기소된 이모(25)씨는 27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황의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나서 "지난 4월 9일 오후 7시께 피해자 윤모(15)양을 승용차에 싣고 삽을 준비해 대구의 한 야산으로 갔다"며 "윤양을 묻으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를 포함한 일당 7명의 지속적인 구타를 못 이긴 윤양이 질식과 쇼크 등으로 숨진 시각은 4월 10일 0시 30분으로, 4월 9일 저녁이면 윤양이 살아있던 때이다.
이 같은 사실을 감안해 검찰이 "그럼 생매장하려 한 것이냐"고 묻자 이씨는 "그렇다"며 "하지만 산에 사람이 있어 포기했다"고 답했다.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던 중 대전 공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허모(15)양도 "이씨 등으로부터 윤양을 산에 묻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이어 "윤양이 기력을 잃기 전에도 일당들과 윤양을 자연사나 자살로 꾸며 죽일 궁리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그러나 윤양 폭행과 생매장 시도, 윤양 사망 후 시신 처리 등 모든 범행과정을 허모(24)씨가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허씨보다 한 살 많기는 하지만 개인적인 갈등문제로 허씨에게 갈비뼈 등이 부러질 정도로 맞은 뒤 그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는 허양과 정모(14)양 등 여중생 3명 역시 이씨와 허씨 등 남성 공범들의 강요로 윤양을 폭행했다고 주장, 공범들 간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예고했다.
이들은 "허씨 등의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우리가 맞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윤양을 때렸다"며 "지난해 이들에게 감금당한 채 조건만남에 나선 적도 있어서 이들의 무서움을 알고 있고 달아날 경우 가족과 친구들을 해치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씨는 "남성들이 나서기 전에 정양 등이 먼저 윤양을 때렸고 이들끼리 따로 때린 적도 있다"며 다른 주장을 펼쳤다.
허씨와 또다른 이모(24)씨, 양모(15)양 등 나머지 공범 피고인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은 다음 달 24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