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가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얼어붙었던 지난 5월 수준으로 다시 하락하면서 유통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백화점과 홈쇼핑, 식음료 등 대부분 유통업체들이 매출 하락세를 겪으면서 소비 진작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상반기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소비가 급격히 얼어붙은 이후 월드컵 특수마저 거두지 못했다”면서 “하반기에는 추석과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매출 반등은커녕 대규모 행사로 영업이익만 악화됐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국내 대형마트 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악화됐다”며 “4분기 유통경기는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화점 역시 경기침체에 신음하면서 대규모 경품을 내건 세일 행사를 펼치고 있지만, 기세는 예년만 못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0.1%, 6.3% 대폭 감소했다. 유통업계는 4분기 경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전 분기 대비 5 포인트 떨어진 ‘97’로 집계됐다. 전망치가 기준치인 100을 밑돈 것은 98을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RBSI는 유통업체들의 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반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 경기회복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자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유통업계 저가 및 실속형 행사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