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과 녹십자가 국내 4가 독감(인플루엔자)백신을 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가 독감백신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동시에 승인받고, 내년 상반기 안에 최종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9일 제약업계와 식약처 등에 따르면 SK케미칼과 녹십자는 지난달 29일 식약처로부터 4가 독감백신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현재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4가 독감백신은 3세 이상 소아 및 성인의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과 B형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의 감염을 예방, 1회 접종으로 4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얻을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 유통되는 독감백신은 모두 3가 백신으로 1회 접종으로 3가지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최근에는 바이러스의 변이로 4가 독감 백신 접종이 권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안동 백신공장의 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승인으로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한 SK케미칼과 국내 최초로 독감백신을 개발한 녹십자가 이 백신을 둘러싸고 경합을 벌이고 있어, 누가 먼저 최종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받게될 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에 식약처로부터 최종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년 8월까지 4가 독감백신을 안동공장에서 생산, 10월부터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안동 백신공장은 세포배양액으로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며 “이번 4가 독감백신도 동물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백신으로 만드는 세포 배양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녹십자도 4가 독감백신 상용화를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십자의 경우 유정란 배양 방식 4가 독감백신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초 세포배양 기술을 활용한 4가 독감백신 임상시험에도 착수한 바 있다. 녹십자는 이 두 가지 방식 모두를 개발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