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자본잠식 대지개발 여신기한 연장

입력 2006-09-29 18:46 수정 2006-10-0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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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심사보고서 ‘상환능력 취약’ 판단·소송진행 불구

국민은행이 최근 자본잠식 상태에 있어 자체 여신심사에서도 상환능력이 취약한 것으로 파악된 대지개발의 여신기한을 연장해 줘 국민은행 여신관행이 의혹을 사고 있다.

대지개발은 지난해부터 완전 자본잠식에 들어가 있는 상태며, 국민은행 여신심사에서도 상환 능력이 취약하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상환 없이 상한기한이 연장됐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지개발은 지난달 초 국민은행에 173억4700만원의 여신에 대해 연장신청을 했으며 국민은행 강남역 기업금융지점은 지난달 15일 이 회사의 기한연장 신청을 수용했다. 대지개발은 현재 금융권 총 대출규모가 413억900만원이며 그중 국민은행이 41.99%를 차지해 대출규모가 가장 크다.

양기일 국민은행 강남역기업금융지점장은 “대지개발이 자본잠식상태이지만 양평TPC골프장이 담보로 잡혀있어서 본점에 통보 없이 여신기한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대지개발은 지난 2002년 김정민 국민은행 부행장이 지점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역삼동기업금융지점에서 양평TPC골프장을 담보(담보가액 272억원)로 해서 두차례에 걸쳐 총 173억47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이 골프장이 시내산개발과 법적 분쟁으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해 적자를 지속하다 지난해 자기자본 완전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현재 부채비율이 1075.58%에 달하고 있다.

대지개발은 현 정부 초기 파문을 일으켰던 정치자금 수수사건의 주인공인 썬앤문그룹의 계열회사로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의 친동생 문병근 씨가 대표였다.

대지개발은 국민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전부터 양평TPC골프장 운영권을 놓고 시내산개발과 법정 다툼을 벌여 왔다. 그러나 최근 시내산개발이 대지개발 등으로부터 370억원의 보상금을 받기로 하고 소송을 취하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대지개발의 기한연장 신청에 대해 ‘최근 여신거래 한도 및 운전자금 초과업체로 과다한 차입규모와 적자 시현으로 상환능력 취약’이라는 심사보고서를 냈다. 최종 심사의결에서도 ‘시내산개발 소송건의 조정으로 우발위험은 해소됐으나 370억원 조정금액 조달을 의무차입 및 관계사 대여금으로 조달하여 이자비용 부담 증가’로 판단했다.

또한 대지개발은 지난 7월 모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200억원을 추가적으로 대출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은 여신금액의 일부 상환 없이 기한연장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기업여신심사부 관계자는 “대출 규모가 170여억원이면 연간 이자는 약 10억원 정도되고, 18홀 기준 골프장의 연간 수입은 200억원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며 “양평 TPC골프장은 27홀 경기장으로 영업 상황이 나쁘다고 하더라도 영업이익은 50억원은 될 것이기 때문에 이자를 연체할 가능성이 없어서 기한연장을 허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심사역들이 어떤 방법으로 회수하는 것이 유리할 것인가에 대해 고심해 결정했을 것”이라며 “무작정 회수보다는 양평TPC골프장의 분양을 통한 회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서 “요즘 금융기관 특히 국민은행의 여신심사에 외부 제3자의 개입은 있을 수 없다”며 외부 압력설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도 처음 이 대출이 시행됐을 때의 문제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소송이 진행중인 건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대출이 시행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양평TPC골프장의 등기부 등에 소송문제 등이 공시돼 있지 않아 당시 취급자들이 실기한 부분이 있다”며 “현재는 취급자들이 모두 바뀌었기 때문에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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