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세월호 인양 논란, 대통령이 나서야

입력 2014-10-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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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세종취재본부장

102일 만에 추가로 세월호 실종사 시신이 발견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팽목항에서 알려졌다. 세월호 인양 여부와 관련해 실종자 유가족이 수색을 지속하겠다는 견해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시신이 발견돼 당분간 인양 논의는 수그러들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도 실종자 유가족이 수색 지속을 결정하면서 좀 더 세밀하게 수색해달라고 요청했던 장소에서 시신이 발견돼 그 의미가 크다.

이번 시신 발견은 지난 27일 실종자 유가족이 무기명 투표로 세월호 선체 인양을 반대하면서 “미진한 수색구역을 여한 없이 수색해달라”고 말한 지 하루 만이다. 세월호 실종자 유가족들은 선체 인양 반대를 결정했을 때 부정적 여론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이 최대 1조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비난 여론이 거셌다. 사실 정부가 현재 추산하고 있는 세월호 인양 비용은 약 1000억원 정도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세월호에서 보여줬던 정부의 불신임이 사회 전체적으로 팽배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후 정부의 부실한 구난구조와 검찰의 무능한 수사결과 발표,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정치권의 추한 모습이 사회불신만 더 조장했다. 이런 부정적 여론을 세월호 실종자 유가족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은 과연 국가 대개조를 외쳤던 정부의 진실성을 의심스럽게 만든다.

세월호 인양 결정 여부는 물론 실종자 유가족들의 목소리가 담겨야 하지만 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할 사항이다. 실종자 유가족에 그 책임을 떠넘기기에는 반대하는 비난 여론이 너무 거세다. 실종자 유가족 처지에서 인양 반대는 당연한 목소리다. 그 누가 자기 자식을 잃고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다면, 시신수습을 포기할 부모가 몇이나 되겠는가. 이런 가혹한 결정을 실종자 유가족에게 맡기는 자체가 문제가 있다. 반대편에 서 있는 비난 여론을 전혀 받지 않겠다는 정부의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현재 팽목항 현장에서 실종자 유가족과 함께 지내는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여한이 없도록 수색을 독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인양과 관련해 주체로 나서기도 어려운 상태다. 정치권에 맡기기에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서 보여줬던 모습에서 미덥지 못하다.

분명히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국민 분열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비용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부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정부가 침묵하면서 실종자 유가족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

세월호 참사 관련 검찰의 수사발표에서 유병언 일가의 정·관계 로비 등 각종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넘어간 점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밝힌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직후 논란이 됐던 행적에서 대통령이 최초 보고받은 후 15분 뒤인 10시 15분에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해 누락 인원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지시했음에도 이를 어긴 해양경찰청에 대한 책임 추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대통령의 지시에 대한 해경의 명령불복종은 분명히 책임질 사안임에도 이에 대한 책임 추궁은 해경 123정장에게만 한 것은 어느 국민도 이해하지 못할 사안이다.

애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불신은 무능한 정부의 사고 처리에서 그 불씨를 키워 지금은 쉽게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키웠다.

세월호 유가족을 애도했던 전 국민이 이젠 일부가 여러 사건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하는 여론으로 변한 만큼, 박 대통령이 책임 있게 나서야 할 때다.

102일 만에 추가 시신 발견으로 세월호 인양 여부를 다시 논의키로 한 것은 국론 분열만 양산할 수 있다. 인양을 할지 계속 시신수습을 할지 박 대통령이 나서 국민을 설득하고 공감을 얻어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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