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세가 에너지기업 실적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영국 에너지기업 BP와 BG그룹은 이날 3분기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 유가 하락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실적 부진 결과를 낸 것이다.
브라이언 길베리 BP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실적 부진에 대해 “지속하고 있는 유가 하락세 영향에 대해 업계 전체가 고심하고 있다”고 말한다.
BG그룹의 앤드류 굴드 임시집행위원장은 가격 하락세로 원유시장이 더 악화한다면 미래 투자를 미룰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굴드 위원장은 “유가가 더 내려간다면 부채 감당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향후 지출을 줄이는 상황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부진이 영국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에너지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열더치셸, 토탈, 셰브론, 엑손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이번 주 잇달아 실적을 내놓지만 현재 전망은 밝지 않다.
유가는 지난 6월 중반 이후 25% 떨어졌다. 미국의 셰일유 공급 급증과 함께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세 둔화가 겹친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유가가 앞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내년 1분기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100달러에서 85달러로 대폭 하향조정 했다.
이 때문에 유가 하락세가 4분기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유가 하락세가 기업을 넘어 개별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같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유가 하락세가 경제성장에 요긴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멕시코와 같은 산유국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배럴당 20달러 하락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0.5%의 성장률과 맞먹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