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쉰들러’, 체코서 최고훈장 받아

입력 2014-10-3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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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아동 699명 구출한 윈턴 경, 체코 ‘백사자 국가훈장’

▲니콜라스 윈턴 경. AP뉴시스

유대인 어린이 669명을 나치의 학살 위협에서 구해낸 ‘영국판 쉰들러’의 주인공이 체코 정부로부터 국가 최고 훈장을 받았다.

올해로 105세인 영국인 니콜라스 윈턴 경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훈장 수여식에서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으로부터 정부 최고훈장인 ‘백사자 국가훈장’을 받았다.

런던에서 주식중개업을 하던 독일계 유대인인 윈턴 경은 1938년 유대인 난민 수용소를 방문하고 그 안에 갇혀있는 어린이들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자비를 털어 수용소의 어린이들을 영국의 가정에 위탁하는 구호사업을 펼쳤다. 윈턴 경은 유대인 어린이 호송을 위해 영국에 후원 가정을 모집하고 프라하에서 런던까지 운행하는 기차편을 8번 가동해 669명이 수용소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대로 수용소에 있었다면 대량학살의 이름없는 희생자가 될 수도 있었다. 250명을 태운 9번째 열차는 1939년 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출발하지 못했다.

그의 이런 선행은 지난 50년간 알려지지 않았으나 남편이 몰래 보관해온 자료를 나중에 발견한 부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윈턴 경은 2002년 자신의 도움을 받아 수용소에서 탈출한 당시 아동 및 후손 5000명과 재회행사를 했으며 2003년에는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그는 영화로 만들어진 오스카 쉰들러와 비견돼 `영국판 쉰들러`로 불린다.

윈턴 경은 이날 훈장을 받고서 “유대인 어린이를 받아준 영국 시민과 나치의 감시를 피해 어린이 구출에 도움을 준 체코인들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체코 정부는 거동이 불편한 윈턴 경의 훈장수여식을 위해 전용기를 제공했으며, 이날 행사에는 80대에 접어든 당시 아동들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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