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스마트폰…권토중래 노리는 삼성전자

입력 2014-10-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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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0일 발표한 올 3분기 영업실적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 그러나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4조원대의 영업이익은 그간의 성장세를 봤을 때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내부에는 이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지난 1993년 못지않은 위기감이 흐르고 있다. 진원지는 스마트폰 사업이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실적 하락은 삼성전자 전체 수익의 60% 이상을 책임지는 IM(IT·모바일) 부문의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과 중저가(보급형) 제품 중심의 시장 재편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부담을 안겼다.

여기에 올 상반기 선보인 ‘갤럭시S5’의 부진, 그리고 유통 재고량 처분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보급형 시장 확대로 평균판매단가(ASP)가 떨어진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2011년 2분기 이후 3년여 만에 2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의 정체는 전자 계열사들의 동반 실적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같은 날 영업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기는 작년 3분기 16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20억원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영업실적을 공개한 삼성SDI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치 전망)가 지난해 동기보다 약 두 배 늘어날 전망이지만, 이는 비 IT부문의 실적 개선이 주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4분기 무선 사업 부문의 경쟁이 심화돼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갤럭시노트4’ 등 전략 제품으로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갤럭시노트4는 출시 한 달여 만에 전 세계 450만대 판매고(출하량 기준)를 기록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더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갤럭시노트4 판매량은 다음달께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는 반도체 부문의 선전이 돋보였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2600억원으로 IM 부문의 1조7500억원을 넘어섰다. 메모리 부문이 IM 부문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은 2011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메모리 사업은 3분기 성수기에 따른 견조한 수요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익성 중심으로 제품을 운영하고 공정전환을 지속해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시스템LSI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수요 감소와 거래선 LSI 부품 재고 조정 영향 등으로 실적이 다소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메모리 성수기 수요 견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시스템LSI는 20나노 AP 공급 증가와 LSI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3분기 LCD패널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OLED패널 판매 약세로 실적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OLED패널은 플렉서블 패널과 원가경쟁력을 갖춘 중가 제품 판매 확대와 외부 거래선 판매 증가를 통해 매출 확대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더불어 LCD패널은 커브드 등 프리미엄 제품과 UHD TV 패널 판매 확대 등으로 수익성 배가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3분기 보급형 UHD TV 등 성장시장 라인업을 강화했으며, 커브드 TV, UHD TV 등 신제품 판매 확대도 지속했다. 그러나 판가 하락과 패널 가격 강세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으며 생활가전도 판매 둔화로 전분기에 비해 실적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TV 부문의 경우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한 연말 성수기 진입으로 전분기 대비 높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생활가전도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자 이건희 회장의 빈자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이 회장의 병세가 호전되고 있지만, 경영에 복귀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만큼 아버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SK, 한화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총수 유고는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며 “작금의 상황이 이 부회장을 위기극복의 구심점으로 만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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