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하나금융그룹은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전날 열린 하나ㆍ외환은행 통합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김종준 행장이 지난 8월 말 통합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던 뜻을 이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준 행장은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와 관련해 지난 4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그는 하나ㆍ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이 마무리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김종준 행장은 "양행의 통합 이사회 개최 시점에 맞춰서 조직의 발전과 성공적이고 원활한 통합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며 “앞으로 양행 임직원이 힘을 합쳐 통합은행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최고 은행, 아시아 리딩뱅크로 도약시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도 "김종준 행장이 과거 스스로 했던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물러난 것일 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종준 행장은 가계 및 기업부문 등을 두루 거친 뒤 지난 2012년 3월 은행장으로 취임해 수시로 영업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지속하면서 조직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종준 행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내부규정에 의해 선임 부행장인 김병호 부행장이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김 행장은 오는 11월 3일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김종준 행장의 사퇴로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환노조가 여전히 조기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한조 행장이 통합과정에서 보여줄 리더십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김한조 은행장은 그동안 유력한 통합은행장으로 거론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