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은행들의 부실대출이 급증해 경기둔화 우려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BOC) 등 중국 4대 시중은행의 부실대출 규모가 지난 3분기에 4150억 위안(약 72조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22% 급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부실대출 규모는 전분기에 비해서는 8% 증가했다. 특히 자산 기준 세계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은 지난 분기 부실대출 규모가 1155억 위안으로 전분기 대비 9% 늘었다. 이는 지난 2006년 공상은행 상장 이후 최대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들 4대 은행의 부실대출비율은 9월 말 평균 1.14%로, 지난해 말의 1.03%에서 높아졌다. 부실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적지만 계속 늘어나고 있어 중국 경제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부동산시장 냉각에서 비롯된 중국 경제 전반의 경기둔화가 금융권에도 영향을 미치는 신호라고 WSJ는 풀이했다.
중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고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쳤다. 경기가 둔화하면서 당시 많은 돈을 빌렸던 기업들이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3%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5년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영 광산업체이자 철강 거래업체인 시노스틸은 지난달 철강 가격 하락에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경기둔화에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7.4%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부실대출 증가 이외 수익성 약화라는 악재도 맞고 있다. 지난 분기 공상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농업은행이 6%, BOC가 5%의 순익 증가율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수년 전 4대 은행 순익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둔화한 것이다.
경기둔화 이외에 지난해 중국 정부가 대출금리를 자유화하면서 경쟁이 격화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