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의 乙’ 외주제작사] 드라마제작사협회 박상주 국장 “외주사 기획물, 방송사가 권리 독점…저작권 보장 요구”

입력 2014-10-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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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사 간의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계약관계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국내 드라마 외주 제작 정책은 제작비 미지급 문제, 스타 작가의 권력화, 쪽대본, 스태프 임금 문제 등 척박한 드라마 제작환경과 숱한 고질병을 낳으며 불안정하고 기형적 형태로 꼽힌다. 외주 제작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은 무엇일까. 국내 유명 드라마 제작사 26곳이 소속돼 있는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박상주 국장에게 국내 외주 제작의 현주소와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박 국장은 “외주 제작 정책이 도입된 이후 콘텐츠의 다양성은 확보됐을지 모르지만 외주 드라마 제작사는 성장하지 못했다”며 “대다수의 외주 제작 프로그램을 외주사가 기획하고 제작했음에도 방송사에 대부분의 권리를 귀속해야 하는 절대적 갑을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방송사의 창작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추가적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것만으로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와 같은 의미라는 것이다.

박 국장은 “방송사가 권리를 독점하려면 제작비 100%를 지급하고 제작사에 최소한의 이익을 보장해 줬을 때 가능하다”며 “현재는 방송사가 제작비 50%를 지급하고 발생하지 않는 협찬고지 및 간접광고, 해외판매 수익을 제작비에 포함해 책정하면서 권리를 독점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을까. 그간 드라마제작사협회는 현행의 행정업무 위주의 외주 제도 인정기준을 권리 소유 여부에 따른 외주 인정 기준으로 개정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지속적으로 개정을 요구해 왔다. 그 결과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

박 국장은 “외주 제작 프로그램 인정 기준과 출연료 미지급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제작사를 퇴출할 수 있는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의 드라마 제작사 등록제 등 개정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주제도개선협의회를 통해 방송사 자회사를 통한 해외판매 독점 대행 등 불공정 사례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국내 드라마 제작 산업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남달랐다. 한국 드라마 산업의 위기를 실감하면서 이를 개선하고자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여 왔고,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리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노력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보면 한류는 진행되고 있지만 엄밀히 얘기하자면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방송사와 외주 드라마 제작사는 한류라 불리는 한국 드라마 산업의 성장에 각각 기여한 바가 크다. 보다 진정성 있는 진흥정책을 연구하고 개발해 한류가 한순간에 멈추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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