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 진짜 자존심을 지켜라 [오예린의 어퍼컷]

입력 2014-11-0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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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핀현준 페이스북

지난주는 협찬 문제로 연예계가 뜨거웠다. 가수 겸 안무가 팝핀현준이 지난 9월 미국LA 한인축제 행사에 초대받아 출국하던 날 기대한 비즈니스석이 아닌 이코노미석을 받게 되자 자신의 SNS에 국내 한 항공사를 비난하는 글을 남겨 논란이 됐고, 배우 천이슬은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 비용 대신 약속했던 병원 홍보를 성실히 하지 않았다며 3000만원의 진료비 청구 소송에 휘말렸다.

항공기에서 성형수술까지 연예인들의 삶은 거의 협찬 인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배우는 TV 프로그램에 나와 "데뷔한지 10년째가 되는데 되돌아보면 협찬 인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결혼할 때도 드레스, 자동차 밴, 예식장 비용, 웨딩 촬영, 신혼여행까지 협찬을 받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과거 패션이나 악세서리 정도에서 이뤄졌던 협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광범위해졌다. 연예인이 TV를 통해 집을 공개한다는 조건으로 인테리어는 물론 밥그릇과 숟가락까지 요구하는 사례도 있으며, 결혼, 출산, 성형수술, 여행 등 거의 모든 생활을 협찬으로 하고 있는 스타도 많다. 뿐만 아니라 스타는 기본이고 이제 스타의 가족들까지도 협찬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는 현실이다.

연예인들의 협찬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서 연예인들의 특권처럼 이용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연예인 협찬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도 부정적으로 변해갔다. 과도한 협찬으로 호화 결혼식을 치른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 위해 무협찬으로 결혼식을 진행하는 스타들도 많아졌다. 배우 한혜진-기성용 부부, 이효리-이상순 부부, 전지현 부부, 유재석-나경은 부부가 대표적 무협찬으로 결혼한 스타들이다. 이들은 무협찬 결혼식을 진행하면서 대중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얻었다.

그러나 연예인들의 협찬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연예인은 대중에게 비춰지는 직업이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의 패션이나 생활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한다. 협찬을 통해 연예인은 대중들에게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기도 하며 기업 입장에서는 파급력 있게 홍보를 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과도한 것이 문제지 적정한 선만 지킨다면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연예인들의 협찬 문제를 생각하며‘신의성실의 원칙’이 생각 났다. ‘신의성실의 원칙’란 권리의 행사나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서 신의와 성실로써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권리자나 의무자가 공공적 성격을 망각하고 자기의 이기적 입장에서 행동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몇 연예인들은 진짜 자존심이 더 좋은, 많은 협찬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존심은 쓸데없는 특권의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원칙을 지키며 행동하는 것. 그것이 진짜 자존심이란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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