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의 설립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AIIB 가입 여부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결정은 내년 상반기 중에 이뤄질 전망이다. MOU 참가국가만 창립 회원국으로 인정한다는 규정이 MOU에서 빠지면서 본협정 체결까지 좀 더 가입 실익을 따져볼 시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3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AIIB의 운영을 규정할 협정문에 우리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에는 가입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AIIB 가입에 대한 정부의 고민 중 제일 큰 부분은 지배구조 문제다. 현재 알려진 대로 중국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갖는 구조로 AIIB가 창립되면 한국은 적지 않은 자본금을 내고도 AIIB의 의사 결정에는 참여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중국은 AIIB의 경영지배구조를 총회와 집행부, 비상임이사회로 구성해 자국의 영향력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형태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AIIB의 지배구조 문제와 세이프가드 등에 있어 국제금융기구로서의 합리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며 “여전히 이견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 측과) 계속 대화를 해 나아가야 하지만 그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가 AIIB에 못 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